- 아이에게 자연은 000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광철 : 자연은 '생명'이다. 인간은 자연에서 와서 자연과 함께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산소와 수소로 이뤄진 물과 탄소가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이라는 형체를 가진 물질을 만들어 내고, 인간은 그 유기물로 의식주 생활을 해 나갑니다. 인간이란 생명 자체도 그 유기체입니다. 유기체인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려면 자연 속 식물과 동물에게서 얻은 유기물을 소화해야 합니다. 살아가다가 삶을 마감하게 되면 유기체 인간은 분해되어 다시 자연계 무기체인 탄소와 산소, 수소, 질소로 되돌아갑니다. 인간이란 자연계 무기체가 결합해 생명 활동을 하다가 죽게 되면 다시 자연계로 돌아가는 순환 과정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자연을 떠난 인간의 삶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김병하 : 자연은 '생명 그 자체'입니다. 지구 곳곳에서 자연환경 파괴가 심각한 수준임을 경고하고 있어요. 자연은 더 이상 인간이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인간은 자연환경 안에서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자연환경이 건강해야 인간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이 작은 지구별에서 다음 시대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자연은 곧 생명 그 자체인 것입니다.
이인식 : 자연은 '동화의 나라'입니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 들어가면 우선 마음껏 뛰놉니다. 야생동물처럼 더 넓은 숲과 초지, 갯벌에서 스스로 놀이할 것을 찾습니다. 친구들과 움직이는 생물을 잡아보기도 하고 관찰도 합니다. 모래톱을 쌓기도 하고, 술래잡기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 재미있게 놉니다. 이런 놀이를 통해 상상력을 키우며 사회성을 만들어 갑니다. 자연에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창의성 넘치는 공간을 발견합니다. 아이들은 자연을 동화의 세계로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갖췄습니다.
- 자연에서 어린이가 배우기 바라는 가치를 꼽는다면?
김광철 : '전일성(全一性)'입니다. 자연은 수많은 구성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서로 의존하는 관계를 이루며 존재합니다. 이런 자연 생태계 순환체계를 터득해 인간 자신도 자연의 한 구성원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그 속에 순응하며 상보적인 삶의 태도를 배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자연의 베풂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은 아낌없이 줍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야기와 같이 자연은 스스로 존재할 수 있을 때까지 존재하며, 온 생명을 품고 가지고 있는 자산을 아낌없이 나누어 줍니다. 아이들도 자연 속에서 놀고 배우면서 이런 베풂과 나눔의 정신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김병하 : 우리 주변 작은 풀과 나무, 곤충, 동물들이 사람들의 활동으로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어요. 어려운 상황이지만 끈질기게 살아가는 자연의 생명력을 어린이가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역시 끈질기게 살아가야 할 존재임을 감성으로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그 생명력으로 인해 사람들의 감성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 길가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인식 : 자연은 그 자체로 생명과 평화의 공간입니다. 사람도 자연처럼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배우고 만들어가야 합니다. 풀꽃 하나를 들여다보면서도 햇살과 비, 바람까지 있어야 생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도 자유와 평화, 애틋한 마음으로 우리의 삶 터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좋겠네요. 풀꽃 향기와 새들의 소리, 나아가 야생동물, 길고양이의 주검까지도 소중하다는 것, 뭇 생명들의 생명평화를 지키는 일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지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배웠으면 합니다.
- 아이가 자연을 만나는 방법들 가운데 선생님께서 추천하시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김광철 : 요즘 자연이 없는 도시화 시대를 살며 대부분 아이들이 자연을 잃어버렸습니다. 학교 교육이나 가정 교육의 이치는 모두 자연에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놀고, 먹을 것을 찾고, 자연스럽게 학습이 일어나 자연에서 뛰놀며 자연 구성원들이 만드는 조화를 느끼고, 자연물을 이용해 놀며 자연계의 구성 요소와 그 구성원들의 관계망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년이 올라가고 학교 급별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자연을 분석하고 탐구하는 활동을 통해 자연의 이치를 더욱 깊이 깨우치게 됩니다.
김병하 : 특정 장소나 개체를 정해 1주일에 한 번, 한 해 동안 관찰하는 것은 어떨까요. 강변 갈대숲, 웅덩이, 앞산, 느티나무, 아파트 옆 작은 숲길, 가로수 아래 좁은 땅처럼 일정한 장소나 개체를 정해 일정 간격의 시간차를 두면서 들여다보고 기록하고, 그림으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 자연환경에는 어떤 동식물이 살아가며, 자연환경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사람들의 활동이 얼마나 빨리 자연환경을 파괴하는지 눈으로 볼 수 있어요.
이인식 : 어디든지 몸으로 자연을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호기심을 가지고 들여다본 자연 속에서 생명체나 자연물을 발견하면 특별한 교감이 일어납니다. 자세히 관찰하고 느끼고 배운 것을 서로 나누면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자연에 대한 감수성이 깊어질 것입니다. 교사가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발견한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드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자연을 통해 배우는 인문학입니다. 자연을 이야기로 엮으면서 예술 감성을 표현하게 됩니다.
-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아이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요?
김광철 : 가정과 학교로 자연을 끌어들여 보세요. 들꽃을 키우고, 농작물을 심고, 개구리와 누에나 민물고기를 키우고, 병아리와 토끼를 키우는 것도 좋습니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접촉면을 넓혀 줘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더 알고 싶어지고, 자연스럽게 사랑이 싹틀 것입니다. 또한 수많은 풀과 나무들, 벌레들, 새, 돌과 바위, 맑은 공기와 하늘, 구름, 비와 바람을 만나야 합니다. 자연에 깃들어 삶을 가꾼 선조들의 문화유산을 경험하며, 자연과 세상을 융합해 바라보는 시각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연과 문화와 세상에 대해 의문이 생기고, 그러면 그걸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자연스럽게 뒤따라올 것입니다.
김병하 : 부모와 함께 작은 텃밭을 가꾸거나, 일상에서 자연환경을 접하고 관찰하고 만져보면 그 어떤 책을 통한 학습보다 감동의 폭이 깊을 것입니다. 여러 해 동안 아이들과 함께 작은 텃밭을 가꿨는데 씨앗 한 톨에서 싹이 나고 상추와 배추가 되고, 이런저런 곤충들과 산토끼 고라니까지 기대어 살아가는 연결고리를 목격할 수 있었어요. 이 작은 체험이 자연환경에 대한 친밀도를 높였을 것입니다.
이인식 : 자연에 깃들면 야생동물을 만나게 되고, 먹이를 구하는 새들의 비행을 관찰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몸으로 야생을 표현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양한 초록의 노래를 부르면서 몸을 움직이고, 춤사위로 야생 세계를 표현하며 다른 사람과 나누면 자연을 더 깊이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또한 나무 아래 오솔길을 걸으면서 야생이 내는 다양한 소리와 바람을 느끼고, 꽃향기를 맡고 숲 공기를 들이마시면 자연을 닮은 마음이 됩니다. 소리지도, 냄새지도를 그리면서 자연을 다양하게 표현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월간 <작은것이 아름답다>는 1996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 생태 환경 문화 월간지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한 이야기와 정보를 전합니다. 생태 감성을 깨우는 녹색 생활 문화 운동과 지구의 원시림을 지키는 재생 종이 운동을 일굽니다. 달마다 '작아의 날'을 정해 즐거운 변화를 만드는 환경 운동을 펼칩니다. 자연의 흐름을 담은 우리말 달이름과 우리말을 살려 쓰려 노력합니다. (☞바로 가기 : <작은것이 아름답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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