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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나라 이슈페이퍼] 사이버 커뮤니티와 시민 참여

21세기 정보 사회에서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민 참여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 주목받는 것이 네트워크상에서 집단을 형성하는 사이버 커뮤니티이다. 사실 사이버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시민운동의 등장은 오래되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집단을 형성하기 어려웠던 산업 사회와 달리 정보 사회에서는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집단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의 사례에서 살펴본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에 나타난 사이버 커뮤니티의 시민 참여는 새로운 시민들의 참여 방식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정치적인 여성과 육아, 요리, 아이돌 팬클럽, 취미, 스포츠 사이버 커뮤니티가 사회 정치적인 이슈에 목소리를 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호 작용적이며 창조적인 참여 방법을 고안했다. 이들은 사이버 커뮤니티에서 스스로 정치화되고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새로운 시민 참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이버 커뮤니티의 시민 참여가 가지는 의미는 첫째, 비정치적인 사이버 커뮤니티의 네트위크화된 시민은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전통적인 게이트키퍼인 정당과 미디어를 거치지 않고 이를 우회하는 구조 속에서 스스로 정치적 의제를 제시한다. 둘째, 사이버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시민들은 다양한 형태의 사회 관계를 구성하고 공동의 이해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조직화가 가능하다. 셋째, 사이버 커뮤니티 시민 참여는 공동체 활동의 '민주주의 학습 효과'라는 측면에서 시민들의 참여와 자발성, 민주성을 훈련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2008년 촛불 시위 과정에서 수많은 사이버 커뮤니티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위에 참가한 것은 행위자인 회원들의 이슈 집단으로의 변화, 사이버 커뮤니티에서의 정보 신뢰와 정보 공유의 전통, 민주적인 학습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사이버 커뮤니티 시민운동을 만들었다. 따라서 정보 사회에서 새로운 시민운동의 양식으로 등장한 사이버 커뮤니티의 역동성을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필자)

(☞원문 보기 : 사이버 커뮤니티와 시민 참여)

사이버 커뮤니티 시민운동의 등장

사이버 커뮤니티(cyber community)가 정치 사회 운동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 이후 사이버 커뮤니티 네트워크의 역동성은 새로운 정치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사이버 커뮤니티는 인터넷을 활용한 조직 동원의 시민운동 허브(hub)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ICT)의 발전으로 등장한 사이버 커뮤니티가 시민운동 방식의 변화를 추동하고 다양한 저항적 실험을 시도한 것은 현 단계 시민 참여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이버 커뮤니티는 라인골드가 규정한 바와 같이 "네트(Net)로부터 출발한 사회적 집단"이다. 다니엘도 "전통적인 커뮤니티 형성은 지리적인 요인이 많은 반면 사이버 커뮤니티는 기술을 이용한 사회적 네트워크로 출현된 집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이버 커뮤니티는 컴퓨터와 네트워크가 형성하는 복합기술의 공간에서 만들어진 집단이자 공동체를 의미한다.

그런 차원에서 사이버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시민운동 방식의 등장은 오래되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집단을 형성하기 어려웠던 산업 사회와 달리 정보 사회에서는 ICT를 활용해 자유롭게 집단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이버 커뮤니티 시민운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손쉬운 집단 형성 때문이다. 이러한 강점에 주목한 세브 파케(Seb Paquet)는 사이버 커뮤니티가 ICT를 활용해 '말도 안 될 정도로 쉬운 그룹 형성'이 가능하다고 이야기 했다. 이러한 사이버 커뮤니티의 집단 형성은 조직과 동원의 과정이 필수적인 시민운동에서 중요한 동인이 된다.

국내외의 많은 연구 결과는 인터넷의 개방적 아키텍처로 인한 자발적인 조직화와 동원의 기제로서 사이버 커뮤니티의 시민 참여 가능성에 주목한다. 2001년 필리핀의 문자 메시지 기반의 네트워크 시민운동, 미국 저소득층의 공공 주택 개발지에서 사이버 커뮤니티 운동이 있었고 한국에서도 2002년 효순-미선 양 사건, 2004년 탄핵 반대 운동과 국민 연금 사건, 2005년 서귀포 부실 도시락 사건 등 인터넷발(發) 시민운동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이런 발견과 함께 한국에서 또 다른 사이버 커뮤니티의 시민운동 양식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바로 사이버 커뮤니티 네트워크형 운동의 등장이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촛불 시위)에 나타난 사이버 커뮤니티의 시민 참여와 사회운동 과정은 전통적인 분석틀로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 비정치적인 사이버 커뮤니티가 촛불 시위에 참여한 것도 놀랍지만, 인터넷 네트워크 연계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되는 시민운동의 모습도 발견된다. 그럼 왜 평상시에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이야기 되던 비정치적인 여성, 스포츠, 패션, 연예인 팬클럽 등 사이버 커뮤니티에서 정치토론을 하고 이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시위 현장에 등장했을까? 이 글에서는 이를 새로운 사이버 커뮤니티 시민 참여로 분석하고자 한다.

2008년 촛불 시위와 사이버 커뮤니티

2008년 촛불 시위의 특징적 현상은 정치에 무관심한 층이라 생각되었던 10대 촛불 소녀와 청소년, 20대 직장인, 가족이 함께 집회에 참여했고, 소위 30~40대 아줌마 부대가 사이버 커뮤니티에서 토론을 벌이는 가하면, 카메라나 메이저리그 야구 동아리, 화장, 음식, 미용 커뮤니티가 정치 문제에 목소리를 낸 것이다. [표 1]은 2008년 촛불 시위 동안 직접 행동에 나선 사이버 커뮤니티 리스트이다.

< 표 1 > 촛불 시위 동안 주요 사이버 커뮤니티의 시민운동

먼저, 2008년 사이버 커뮤니티의 시민 참여 특징은 여성 사이버 커뮤니티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소울드레서'는 20~30대 여성들이 활동하는 회원 수 약 8만 명의 패션 커뮤니티이다. 주로 패션과 미용 정보를 주고받는 사이버 커뮤니티였다. 하지만 이들은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문제점을 게시판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2008년 촛불 시위에 적극 참여했다. '소울드레서'는 당시 전국 규모의 촛불 시위에도 참여했지만 5월 3일부터는 청계광장에서 독자 집회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5월 9일부터 사이버 커뮤니티 내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문제점을 다루는 신문 광고 모금을 3차례 실시했다. 구체적으로 2차 모금 때는 1주일간 3700명 참가하여 4300만 원을 모금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이버 커뮤니티는 '마이클럽'의 조직적인 참여였다. 여성 포털 사이트 '마이클럽'은 자체 커뮤니티 내에서 활발한 토론을 통해서 관심을 보인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참여가 조직적임을 알리기 위해서 오프라인 시위 현장에 깃발을 가지고 참여했다. '마이클럽' 역시 신문 광고, 음식물 지원, 자발적인 모금 운동, 각종 후원 사업을 통해서 사이버 커뮤니티 기반의 새로운 시민 참여 유형을 보여주었다.

주목할 만한 여성 사이버 커뮤니티는 '82 cook'이다. '82 cook'은 여성 요리 정보 사이트로서 주로 요리와 관련한 커뮤니티였다. 그러나 이 커뮤니티에서는 하위 커뮤니티 소모임 '나라사랑모임'을 결성하여, 시위 때마다 생수, 수건, 김밥 등 각종 후원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들 '82 cook'에 대한 이념 공세를 벌였던 보수 매체에 대해서는 언론사 항의 시위를 진행하는가 하면 독자적인 정치 활동을 하기도 했다. '동방신기 팬클럽'도 당시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가수 동방신기 팬클럽 회원 커뮤니티인 '동방신기 팬클럽'은 당시 촛불 시위 초기인 5월 2일 조직적으로 회원들이 집회에 참여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지만 사회 정치적으로 아이돌의 건강을 위해서 행동에 돌입했다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또 다른 여성 사이버 커뮤니티들의 참여는 주로 주부들이 주도했다. '부산맘 아기사랑'은 포털 다음의 사이버 커뮤니티로서 광고 성금 모금, 집회 참여, 불매 운동을 주도했다. 이러한 열기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로 확산되는데 대표적으로 '미주한인 주부모임'은 캐나다와 미국 한인 주부 모임으로 미주 지역에서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광고 운동에 참여했고 미주 지역에서 독자적인 촛불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사회 정치적이지 않은 연예 정보 커뮤니티의 참여는 당시에도 화재였다. '엽기혹은진실(엽혹진)'은 회원 수 280만 명의 연예 정보 사이버 커뮤니티이다. 이들은 자체 깃발을 들고 6월 초까지 수백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당시 활발한 활동을 했었던 'MLB Park'는 미국 프로야구 동호회였다. 과거에는 주로 스포츠(프로야구)만 관심이 있었지만 이후 다양한 사회 정치 문제에 대한 사이버 커뮤니티 내에서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2008년 촛불 시위에서도 신문 광고 게재를 위한 모금 운동을 전개했고, 온라인 토론, 직접 집회 참여를 진행했다. 모금 운동의 경우 5일 동안 1343만 원이 모금되었고 참여자는 432명이나 되었다. 이들 외에도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인 'SLR 클럽'도 직접 오프라인 집회에 참여했으며, 이슈 토론방 활동과 사진 게시판에서 시위 현장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2008년 촛불 시위에서 등장한 다양한 시민 참여는 몇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다양한 사이버 커뮤니티는 독창적인 참여의 방법을 개발했다. 자발적인 모금 운동으로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고, 보수 신문 절독 운동, 촛불 시위 현장 김밥과 생수 후원에서 직접 시위 참여에 이르기까지 시민 참여의 다양한 방식이 등장했다. 사이버 커뮤니티가 가장 중점적으로 활동한 것은 자신들의 의지를 알리기 위한 신문 광고 모금과 게재 운동이었다.

다음 카페 '소울드레서'는 회원들의 성금으로 5월 17일자 <한겨레>와 19일자 <경향신문>에 광고를 게재했다. 그 결과 5월부터 3개월 동안 사이버 커뮤니티에서 광고 운동이 시작된다. 수백 개의 사이버 커뮤니티 주도로 <한겨레>와 <경향신문> 1면 하단 광고만 40차례 이상, 중간 광고는 수백 건이 게재되었다. 1면 하단 내지는 전면 광고를 게재한 사이버 커뮤니티만 <경향신문>에 '소울드레서'(5/19, 6/2), 'MLB Park'(5/26), '소울드레서'(6/2), '시민광장'(6/3), '마이클럽'(6/4), '복음주의'(6/6), '화장~발'(6/9), '구봉숙의 도시탈출 팬클럽'(6/10), '한류열풍사랑'(6/11) 등이고 <한겨레>도 '마이클럽'(5/29, 6/11), '소울드레서', 'SLR 클럽', '82 cook' 나사모, 'DVDPrime'(6/2), '이화여대 재학생, 졸업생'(6/5), '연세대 재학생․졸업생', '마이클럽'․ 'SLR클럽'․ 'ppomppu'의 연합 광고(6/10), '미주한인주부'(6/11), '숙명여대 커뮤니티'(6/14) 등이 광고를 게재했다. 여기에 중간 광고, 조각 광고까지 포함하면 그 건수는 더욱 증가한다.

둘째, 보다 중요한 것으로 커뮤니티 회원들은 청소년과 여성, 청년을 중심으로 낮은 수준에서의 유희적 문화적 참여를 시도하고 이런 정치의 문화화 현상은 인터넷 시민운동의 주요한 특징이 되었다. 이들은 대열에 속하기 보다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손을 잡고 시위에 참여하고 자유롭게 노래자랑과 사적인 경험담 공유, 친구에게 참여 사진 홍보하기, 즉석 토론회를 개최했다. 어떤 회원들은 가면과 분장, 만화 패러디를 하는 등 재미있게 자신들의 의견을 주장했다.

셋째, 사이버 커뮤니티의 시민운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적인 방식으로 발전했다. 사이버 커뮤니티 회원들은 현장 집회도 참가했지만 정보 네트워크를 통한 대국민 설득방식이라는 새로운 운동방식을 선도했다. 이런 모습은 자기이익적인 집단이 공익적인 가치를 위해 활동할 수 있다는 커뮤니티의 민주주의 효과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프레시안

사이버 커뮤니티의 시민운동 분석

이상 2008년 촛불 시위를 사례로 새로운 사이버 커뮤니티의 시민운동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보다 심층적으로 해석하면 커뮤니티의 참여자, 참여 아키텍처, 네트워크 연계성, 민주주의 학습 효과 변수라는 특성을 추출할 수 있다.

첫째, 촛불 시위 과정에서 나타난 사이버 커뮤니티의 행위자인 시민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사이버 커뮤니티의 네트위크화된 시민은 과거와 달리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게이트키퍼인 정당과 미디어를 거치지 않고 이를 우회하는 구조 속에서 스스로 정치적 의제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따라서 시민은 변화된 ICT 구조와 환경에서 정치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관찰된다. 이런 현상에 주목한다면, 시민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분석이 요구된다. 예컨대, 시민들은 일상 시기에는 자신들의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감지하다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는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는다. 비정치적인 사이버 커뮤니티가 촛불 시위에서 적극적인 정치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슈를 기반으로 스스로 조직화할 수 있는 행위자와 참여적인 ICT의 활용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둘째, 사이버 커뮤니티가 시민 참여를 촉진시키는 경향이 발견된다. 이들이 다양한 취미, 목적, 학습 사이버 커뮤니티 가입은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사이버 커뮤니티 참여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 관계를 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집단 정체성을 만들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해 집단 행동이 가능하게 한다. 이미 노리스는 인터넷에서 형성된 커뮤니티와 사회적 네트워크가 정치적 이익, 정치 지식과 참여 간의 선순환(virtuous circle)을 촉진하고 자기 강화(self-reinforcing)를 위한 낮은 진입 장벽이 민주주의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사이버 커뮤니티는 이슈에 민감한 시민이 존재하고 오랜 집단 활동 경험은 상호 신뢰가 형성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어 사이버 커뮤니티는 집단행동을 하기 위한 좋은 자양분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셋째, 분석을 종합하면, 촛불 시위에서 나타난 사이버 커뮤니티 시민 참여는 퍼트남(Putnam)이나 다이아몬드(Diamond) 등이 주장한 공동체 활동의 '민주주의 학습 효과'와 맥이 닺아 있다. 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습득하고 자기 조직화된 시민들이 다음 단계인 오프라인 집회 참석으로 이어진 것이 커뮤니티의 민주주의 학습효과와 상당히 유사하다. 시위 과정에서 사이버 커뮤니티는 시민들의 공적 현안이나 쟁점을 구조화하면서 사회적 관계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의 참여를 계속할 수 있는 기제가 되었다.

요컨대, 커뮤니티에서의 민주적, 공개적 운영 경험과 단련이 장기적으로 민주주의 시민 참여의 토대가 된다는 공동체 민주주의, 사회적 자본 접근이 오프라인만이 아니라 사이버 커뮤니티에도 작동될 수도 있음이 확인되었다.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강한 연대와 결속력을 가진 집단에서 느슨한 연계로 바뀌듯이 인터넷 네트워크 역시 그 속성상 다양성과 탈집중, 탈권위의 수평적인 시민문화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촛불 시위 과정에서 수많은 사이버 커뮤니티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위에 참가한 것은 행위자인 회원들의 이슈 집단으로의 변화, 사이버 커뮤니티에서의 정보 신뢰와 정보 공유의 전통, 민주적인 학습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사이버 커뮤니티 시민운동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처럼 사이버 커뮤니티는 이해관계가 동일하다는 집합재(collective goods)가 형성됨으로 신뢰와 협력의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고 시민 참여가 증가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해관계 조정을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학습한 사이버 커뮤니티는 공동이해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서기 용이한 도구가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이버 커뮤니티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은 무엇일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이버 커뮤니티는 시민 참여의 촉진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사이버 커뮤니티는 향후 시민 참여의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사이버 커뮤니티가 진화하여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연계된 네트워크형 커뮤니티도 등장하고 있다. 공통의 집합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사회 정치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사이버 커뮤니티는 그동안 제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시민들을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바람직한 사이버 커뮤니티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 정치 문제에 관한 직접 행동도 중요하지만, 내부 운영에서 민주적 과정과 집단 내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일부 사이버 커뮤니티는 운영진의 선출과 예결산을 투표 또는 감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운영상의 민주성을 더욱 강화한다면 사이버 커뮤니티는 시민단체와 함께 이슈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시민 참여의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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