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기업, '사회적 책임' 주목하라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중국의 자선법(慈善法) 제정, 달라지는 것은?

2010년 국제사회에서 'ISO 26000'이 제정되면서 전 세계에서 다양하게 논의되어 오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정의와 해석이 명확해진 바 있다.

국제적인 분위기 탓일까? 중국도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라는 특유의 경제체제를 수립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 온 바 있다. 특히, 중국 회사법(中华人民共和国公司法) 제5조는 "회사는 경영활동에 종사함에 있어서 반드시 법률, 행정법규를 준수하고 사회공공도덕과 상도덕을 준수하여야 하며, 신의성실원칙을 지키고 정부와 사회대중의 감독을 받아야 하며,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조합기업법(合伙企业法) 제1장 총칙 제7조에도 회사법과 유사한 취지의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즉, '조합기업과 그 조합원은 법률과 행정법규를 준수하여야 하고, 사회 공공 도덕과 상도덕을 준수하여야 하며,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동 규정도 회사법 제5조에서의 사회적 책임과 같이 사회적 책임에 법적 책임과 윤리적 책임을 모두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 국영기업을 위한 사회적 책임 가이드라인이나 증권거래소의 관련 안내서 등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기준이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하 CSR)이 자발적, 도덕적 책임을 넘어 법적 책임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일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과 개인이 사회의 공동이익을 위하여 행하는 봉사활동 등에 대한 사회적 기대수준도 높다.

중국 소비자들의 CSR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CSR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경영 수익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중국 정부의 자선사업 관련 정책과 기업의 사회공동이익 환원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

한편, 2015년 1월 3일 <인민일보>가 보도한 '네티즌들이 뽑은 2014년 10대 민생정책 이슈'에는 2014년 국무원(国务院)이 시행한 개혁조치들 중 '자선사업의 건전한 발전 촉진에 관한 지도의견'(关于促进慈善事业健康发展的指导意见)이 포함되어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4년 11월 24일 제정되어 12월 발표된 지도의견에서는 기업의 공익성 기부 지출에 대해 연 이윤 총액의 12%까지 세금을 감면하도록 하고 있으며, 개인의 기부지출에 대하여서도 납세대상 소득총액의 30% 까지 세금을 감면하고, 공제대상으로도 포함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자선활동에 대한 자선단체의 공개의무를 강화하는 한편 주식과 지식재산권의 기부 및 자선신탁 등 새로운 형태의 기부와 운영방식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국무원의 지도의견에 대하여 민정부(民政部)는 같은 해 12월 15일 「민정부의 '국무원이 제정한 자선사업의 건전한 발전 촉진에 관한 지도의견' 시행에 관한 통지(民政部关于贯彻落实'国务院关于促进慈善事业健康发展的指导意见'的通知)」와 2015년 1월 7일의 동 지도의견 해설을 통하여 자선사업 발전을 위한 행정상 제공해야 할 편의와 제도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나아가, 강소성을 시작으로 각 성정부와 성인민대표대회 차원에서도 '자선사업의 건전한 발전 촉진에 관한 실시의견'(关于促进慈善事业健康发展的实施意见)과 '자선사업 촉진 조례(江苏省慈善事业促进条例)'를 제정하여 앞다투어 자선사업 활동을 지원하고 규범화해 온 바 있다.

9월로 다가온 중국 '자선법'(慈善法)의 시행과 제도상 유의 사항

이러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집약되어 있는 '자선법'(慈善法) 초안이 2016년 3월 16일 종료된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자선법은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사업법'이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 나아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과 그 적용대상이나 관리·감독 상 유사한 면을 가지고 있다. 특히, 중국 내에서 그동안 문제가 되어 왔던 자선단체의 자격이나 정보 공개, 모금활동이나 자선기금의 사용 등에 대한 규범화가 구체적으로 시도되었다는 점이 중국 언론에서 강조되고 있다.

또 중국에서 외국자본 기업에 대하여서도 CSR이 강조되고 있는 점, 자선법 상 기업이나 개인의 기부금에 대한 일정한 세금 감면 혜택이 있는 점, 재능기부자 등의 자원봉사자에 대한 입사 시 우대 혜택 의무가 있는 점 등에 대해서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자선법 규정들을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나라 관련 입법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강력한 제제를 동반하는 규정들이 몇 가지 있어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제40조에서는 기부활동 전에 자선단체나 수혜자와 기부계약(捐赠协议)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으며, 특히 제44조 1항 1호에서는 경제적 빈곤자, 노약자, 장애인, 병자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사고 구조를 위한 자선활동 기부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기부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고, 기부계약에 따른 기부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자선단체나 수혜자가 인민법원에 지급명령 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44조 1항 2호에서는 기부자가 방송·TV·신문·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하여 공개적으로 기부를 승낙한 경우에도 기부계약에 따른 기부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자선단체나 수혜자가 인민법원에 지급명령 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둘째, 제108조에서는 세금감면을 목적으로 자선단체가 허위로 행위하였을 때, 세무부문이 조사하여 해당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민정부는 자선단체 등록을 취소하고, 발급한 등기증(登记证书)을 회수하는 한편, 범죄 구성요건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형사책임까지 지도록 하고 있다.

셋째, 제109조에서는 자선단체가 국가안전을 위협하거나 사회공공이익을 위해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 유관기관 조사를 통하여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민정부는 발급한 등기증(登记证书)을 회수하는 한편, 범죄 구성요건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형사책임까지 지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 경우 외국인의 자선활동 내용에 민감한 부분이 있는 경우, 중국 정부에서 중국 헌법 위반을 이유로 사회체제를 위협한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극도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넷째, 제111조에서는 봉사활동 중 수혜자가 제3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경우 자선단체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으며, 재능기부자 등의 자원봉사자에게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자선단체가 당사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원자의 봉사활동 중에 자선단체의 과실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자선단체가 손해배상책임을 지며, 그 손해가 불가항력으로 인한 것인 경우에도 자선단체는 그 손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중국 자선법의 내용을 잘 파악하고 활용함으로써 향후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자선활동을 전개해 나가거나 자선단체를 설립하여 자선활동을 펼쳐나감에 있어서 일정한 시사점을 얻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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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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