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대학교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직접 조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눈에 들어 1992년 14대 총선에서 민주자유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나서며 "이 나라의 마지막 남은 민주화 상징이 떠나셨다"며 "남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선진화된 민주주의, 선진화된 산업화를 잘 이루는 게 김 전 대통령이 꿈꾸던 걸 완성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서울대병원에 계실 때 위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꼭 완쾌해 전직 대통령끼리 자주 뵙자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셨다"고 회상했다.
'3김 시대'의 마지막 생존자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이날 휠체어를 타고 빈소에 방문해 임종 직전 상황을 묻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씨가 김 전 총리에게 "사실 아버님이 (김 전 총리)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말하자, 김 전 총리는 "나도 이제 여생이 얼마 안 남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이) 더 살아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애석하기 짝이 없다"며 "신념의 지도자로서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직접 조문하는 대신 보도 자료를 내어 애도했다.
전 전 대통령은 보도 자료를 통해 "근래 언론 보도를 통해 병고에 시달린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는데,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해 애도를 표한다"며 "명복을 빌며, 손명순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분이니까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직접 조문은 하지 않고, 조화로 애도를 표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정부 당시 5.18 특별법 제정으로 군사 반란과 내란, 뇌물 수수 혐의 등을 받아 구속된 바 있다.
한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도 오는 23일 빈소를 찾을 예정이라고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전했다.
이희호 이사장은 이날 보도 자료를 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은 남편과 함께 민주화를 위해 오랫동안 투쟁했다"며 "우리 국민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과 대한민국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며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손명순 여사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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