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일 '유승민 사퇴 의총' 연다

대통령 한마디에 전무후무한 일…표 대결 가능성도

새누리당 지도부가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놓고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에 대해 "배신의 정치"라고 비난한 지 13일만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7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고위가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를 내일 오전 9시에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내일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결론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가 참석한 전원 참석 상황에서 이렇게 결정했다"며 "유 원내대표도 수용했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는 최고위 회의 중 혼자 먼저 회의장을 빠져나오며 "저는 의총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회의 중 먼저 이석한 이유를 묻자 "제가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다. 나머지는 최고위원들이 알아서 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이제 관심은 의총에서 '친박 대 비박'의 표 대결이 벌어질지에 쏠린다. 표결이 이뤄진다면, 당내 역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되기 때문.

김 대표는 "가능한 표결로 가지 않도록 하는 논의를 하기로 했다"며 "그래서 (원내대표 탄핵안 또는 재신임안이 아닌)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총으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고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돼야만 하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고 답해 표결 가능성도 열어뒀다.

유 원내대표 역시 표결 가능성에 대해 "모르겠다"며 "방식은 내일 의총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의총을 열어 봐야 안다. 의원님들한테 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표결 여부와는 관계없이,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가 의총 안건이 되는 상황 자체가 기형적 당청관계의 일면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사상 초유의 '원내대표 사퇴 의총'을 여는 상황이 비판적 여론과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한 기자가 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이전에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을 의원총회에서 다룬 적이 있나'라고 묻자 김 대표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답했다.

김 대표로서도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을 것은 불문가지다. 다른 기자가 '유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은 없나?'라고 묻자 김 대표는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떡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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