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 속 해외 동포들의 '세월호 기억하기'

[기고] 미국·영국·호주 등 세월호 진상규명 열기 뜨거워

국내 '메르스 참화'와 더불어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지우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세월호 기억하기'와 진상규명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해외동포들은 세월호 관련 집회와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플래시몹 형태의 시위와 주말 서명 운동 및 바자회 등 다양하게 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호주, 캐나다, 미국 등 전 세계 해외동포들이 주도한 '세월호 기억하기'는 해외동포들의 뜨거운 참여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동포들의 관심이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미국 애틀란타와 캐나다 밴쿠버 동포들의 '세월호 기억하기' ⓒ4.16연대

지난 2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는 '세월호를 잊지 않는 애틀란타 사람들의 모임(세사모)' 주최로, 세월호 도서전과 바자회가 열려 동포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약 50여 명의 동포들이 참여한 이번 바자회에는 1000여 달러의 수익금이 모였다. 애틀란타 세사모는 이 수익금을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수고하는 한국의 <뉴스타파>와 <고발뉴스>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날 바자회에 참여한 세사모 회원은 "한인의 참여 저조로 오늘 행사는 반쪽의 성공입니다만, 장소를 제공해주고, 물품을 기부해준 분들, 세월호 관련 책을 사준 분들 등 몇 분이라도 새롭게 알게 되어 감사하다"며 "한 걸음씩 꾸준히 해나가면 좋은 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지요"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 필라델피아에서는 '필라델피아 세사모(필라 세사모)'가 주최한 서명운동이 한인마트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20일에는 랜스데일의 아씨플라자에서, 21일에는 챌튼햄 H-마트에서 각각 진행된 서명운동은 예상 외로 동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미주 서명운동은 지난 16일부터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의 10만 서명운동을 함께하는 것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상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한 중년 남성은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라고 자조 어린 한탄을 하면서도 서명 후 차가운 생수를 사 들고 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지금은 이것밖에 없다. 고맙다. 수고 많이 하라"고 전해 가슴을 울컥하게 했다. 블루벨에 거주하는 40대 주부는 자신이 서명한 뒤, 자녀들을 데려와 추가 서명했다.


반면, 일부 노인들은 서명운동을 벌이는 이들에게 막말을 퍼부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런가 하면, "나라를 사랑해야지! 죽은 사람들, 무슨 소용이 있다고", "그게 언제 일인데, 아직도야!", "그래서 유가족들에게 뭘 더 줘야 하는데?", "글쎄, 난 모르겠네. 이거 서명해도 괜찮은 겁니까?" 등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동포 대부분이 서명 후 빵과 음료수를 사 들고 다시 찾는 등 서명운동을 벌이는 세사모 회원들에게 힘을 북돋아 줬다.


필라 세사모인 이현옥 씨는 "뭐가 곧 금방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정말 작은 행동이지만, 계속해야 조금씩이라도 달라진다. 혹은 더 나빠지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은 마음에 가만히 있지 못한다"며 "그리고 이렇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자꾸 보이면, 필라지역 동포들도 한 번 더 세월호를 기억할 것이다. 또 한국의 유가족도 작지만 응원 또는 위안을 받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필라 세사모는 이번 서명운동으로 130여 명에게 서명을 받았으며, 오는 주말인 27일과 28일에도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 미국 LA동포들의 '세월호 기원소' ⓒ4.16연대

뉴욕은 지난 21일 뉴욕타임즈 빌딩 앞에서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위를 벌였다. 'LA 세사모'는 LA 총영사관 앞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촛불 9개를 켠 '세월호 기원소'를 열고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하고 있다. 미시간 앤아버에서도 정기적으로 집회가 열리는 등 해외 동포들의 '세월호 기억하기'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그밖에 지난 13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14차 런던 침묵시위가, 14일에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영화 <다이빙벨> 상영이 있었다. 호주 모임인 '가만있으라 in 호주'는 지난 20일 시드니에서 10만 명 서명 집회를 한데 이어, 7월 11일에는 오페라 하우스에서 플래시몹과 피켓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 호주 시드니와 미국 뉴욕 동포들의 '세월호 기억하기' ⓒ4.16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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