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중국인과 조선족 여행사들이 '저가 관광'으로 제주와 한국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고 강력한 단속을 최경환 부총리에게 요구했다.
'저가 관광'에 대한 개선 요구는 관광업계뿐만 아니라 면세점, 자영업자는 물론 심지어 중국 투자자까지 가세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오후 1시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제주우주항공박물관에서 '관광 산업 활성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최 부총리를 비롯해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 안일환 기재부 대변인, 구윤철 기재부 정책조정실장, 원희룡 제주지사, 김용구 기획조정실장, 김한욱 JDC 이사장, 최갑열 제주관광공사 사장, 백현 롯데관광개발 대표이사,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 탄희택 겐팅 싱가포르 대표이사, 동건봉 녹지한국투자개발 사장, 신애복 바오젠거리 상인회장, 이진호 오설록 티뮤지엄 대표이사, 문성후 이마트제주권역 총괄, 김의근 제주크루즈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 저가 덤핑 관광에 대한 지적은 롯데관광개발 백현 대표이사가 먼저 제기했다.
롯데관광개발은 한국 크루즈 여행을 대표하는 회사다. 백 대표는 "크루즈 선사들이 우리나라 기항지 상품에 대한 덤핑으로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크루즈 여행객들이 104만 명이나 들어왔지만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1인당 500위안(10만 원)을 주고 데려왔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1000억 원의 국부가 유출된 것이며, 이런 관광객들이 들어와도 지역 경제에 도움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문광부나 법무부에서 적극적인 단속과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호텔신라 한인규 부사장은 "저가 덤핑 관광 문제는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며 "중국에서 조사한 결과 한국 관광 만족도가 16개국 중 14위로 하위권으로 저가 관광객이 늘어나게 되면 만족도는 줄어들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 역시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헬스케어타운 투자자인 동건봉 녹지한국투자개발 사장마저 저가 중국 관광객의 문제점을 얘기했다.
동 사장은 "제주 관광은 이제 시작 단계로 최대 강점은 중국과 거리가 아주 가깝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저가 관광이 심각해 제주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동 사장은 "25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3박4일 제주 관광을 할 수 있다는 광고를 많이 본다"며 "저가 관광으로 인해 중국에서 제주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고, 제주 관광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 사장은 "정부나 자치 단체도 이제는 중국 관광객의 양이 아니라 질의 향상을 해야 한다"며 "고품격 관광을 유도해 달라"고 최 부총리에게 건의했다.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 상인회 신애복 회장도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에도 지역 상권이나 소상공인들에게까지 온기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중국계 여행사들이 제휴 관계에 있는 식당이나 쇼핑센터 이외의 시설에는 관광객의 접근을 통제한다"고 중국 여행사들의 문제점을 토로했다.
신 회장은 "중국 여행사의 경우 무자격 가이드나 무허가 업소를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불법 관광 실태를 줄이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제주도가 함께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은보 차관보는 "기본적으로 중국 관광객들은 저가 관광을 선호한다"며 "쇼핑을 통해 커미션을 확보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데 동남아나 홍콩, 마카오 대부분이 이런 수익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규제를 하게 된다면 오히려 국내 관광 수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서 조심스럽다"고 답변했다.
백 롯데관광개발 대표는 "저가 관광을 선호하는 건 맞지만 1000억 원을 주고 오는 사실상 환치기를 하고 있다"며 "도움이 안 된다면 정부에서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과당 경쟁이나 불법 문제는 관계기관과 개선 방안이 있는지 체크해 보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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