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청해진해운, 10년간 최악의 살인기업

노동자 살인기업, 숫자로는 현대건설·투표에선 삼성전자가 1위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이 최악의 시민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10년의 재난사고 주인공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양대 노총과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10주년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지난 10년을 통틀어 최악의 재난사고와 산재사망을 구분해 수상기업을 선정했다.

특별히 올해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온라인투표도 병행했다.

"청해진해운, 사망사 숫자로도 시민투표로도 모두 압도적 1위"

캠페인단과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존엄안전위원회는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캠페인단이 사망자 숫자를 기준으로 집계하는 순위와 시민참여 온라인투표의 순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곳은 청해진해운이었다. 사망자를 기준으로 놓고 보더라도, 세월호 참사는 사망자 295명·실종자 9명으로 압도적 1위였다.

온라인투표에서도 청해진해운은 투표자의 69%의 선택을 받았다. 2위인 가습기살균제 업체와는 52%포인트 격차가 났다.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이 지난 10년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연합뉴스


다만 10년간 노동자 산재사망 관련 살인기업을 선정하는 데서는, 사망자 숫자로는 현대건설이 1위(110명)였으나 온라인투표에서는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가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캠페인단은 분석했다.

"가습기살균제 업체가 살인기업 2위로"

지난 10년간 최악의 일반시민 살인기업을 뽑는 온라인투표에서 청해진해운 뒤를 이어 옥시레킷벤키저가 2위를 차지했다. 이 기업은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주된 피해자가 됐던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고 관련 업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규모는 정부가 인정한 공식 사망자만 57명, 피해자 주장으로는 140명이 넘는다.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기업이다. 투표 참여자의 17.5%가 이 기업을 뽑았다.

2007년 사망 10명·부상 17명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던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는 6.0%를 얻어 3위로 꼽혔다.

2014년 10명 사망·128명이 부상당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와 관련해, 코오롱이 4위(4.9%)로 이름을 올렸다. 코오롱은 사고 리조트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같은해 21명 사망·7명 부상의 화재사고가 났던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은 2.6%를 얻었다.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온라인투표에는 총 1502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10년간 노동자 산재사망 살인기업, 숫자로는 현대건설이 1위"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산재사망 사고가 많이 발생한 50대 기업의 명단도 발표됐다.

1위는 110명이 사망한 현대건설이, 2위는 102명이 사망한 대우건설이, 3위는 101명이 사망한 GS건설의 순으로 나타났다. 1위부터 3위까지가 모두 건설사였다.

사망자 집계는 노동부의 산재보험 통계와 중대재해 보고 자료, 공무원연금, 해양경찰청 자료 등을 근거로 했다고 캠페인단은 밝혔다.

시민이 직접 뽑은 '지난 10년간 최악의 노동자 살인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46.7%의 표를 얻어 1위로 선정됐다.

1위로 선정된 삼성전자는 정부통계로 31명, 공식 인정되지 않은 피해자 80명까지 총 101명이 사망한 기업이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 직업병으로 사망한 이들이 대다수다. 2013년에는 화성공장에서 불산 누출로 하청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26.9%의 표를 얻어 2위에 이름을 올린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노동자의 극단적 장시간노동으로 살인기업 후보에 오르는 불명예를 입었다. 지난 10년 동안 7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이다.

정몽준 전 의원이 대주주이며 지난 10년간 74명이 산재로 사망한 현대중공업은 12.1%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부터 2014년에 산재은폐 적발 건수가 21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위는 9.5%를 얻은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10년 동안 사망자가 110명에 달했고, 2007년과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경력이 있다.

4.8%가 투표한 코레일은 5위였다. 코레일은 최근 4년 간 열차고장이 885건, 사상사고 347건으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하청 노동자의 사망사고도 종종 일어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살인기업은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기업살인법 제정 시급"

한편, 올해의 최악의 살인기업으로는 건설업 분야에서는 현대건설(10명 사망)이, 제조업 분야에서는 현대중공업(8명 사망)이 각각 선정됐다.

캠페인단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사망과 재난사고를 유발한 기업과 정부 관료에 조직적 책임을 묻는 기업살인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캠페인단은 지난 2006년부터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 발표해 왔다. 이들은 노동부 중대재해 발생보고 통계를 기초로 하청기업의 산업재해를 원청으로 합상해 최종 수상기업을 결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2011년부터는 건설업과 제조업을 구분해 선정했다. 다음은 역대 수상기업 명단이다.

△2006년 GS건설
△2007년 현대건설
△2008년 한국타이어
△2009년 코리아 2000
△2010년 GS건설
△2011년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2012년 현대건설, STX조선해양
△2013년 한라건설, LG화학
△2014년 대우건설, 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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