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년…"유가족은 '왕따'된 심정"

[현장] 세월호 참사로 형제, 자매 잃은 아이들이 보내는 편지

"민정아, 안녕? 잘 지내고 있지? 너 못 본지 벌써 1년이 다 되간다. 넌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있어. 언니가 너 몫까지 이제 뭐든 열심히 하고 있을게. 네가 너무 보고 싶고 예전처럼 같이 놀러 다니고 장난치면서 재밌게 지내고 싶다아 ♡♡♡ From, 2-10 김민정 언니"

"TO 보현이, 곧 생일인데 너 없는 생일이 어색하구나. 작년에 사준 뉴발 티 잘 입고 있어. 평생 간직할께! 지금쯤이면 독서실 열심히 다니고 있었을텐데... 하늘에서 친구들이랑 편히 놀아. 사랑해, 동생! 20학년 10반 구보현 오빠"

12일 오후 3,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으로 자로 70여 명의 사람들이 도로를 바라보고 섰다. 얼굴에는 하얀 마스크가, 손에는 피켓이 들려 있었다. 세월호 참사로 자신의 언니, 누나, 오빠, , 그리고 동생을 잃은 아이들이 '그들'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아 달라'는 당부부터, '아직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다'는 안타까움까지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피켓에 담겨 있었다. 이날 피켓은 세월호 참사로 고인이 된 아이들의 형제자매들과 시민들이 들었다.


▲ 피켓을 들고 있는 세월호 형제‧자매들. ⓒ프레시안(허환주)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기를"

세월호 참사로 자신의 동생을 잃은 고 최윤민 양 언니 최윤아(24)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쏟아진 관심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혼자 버려진 느낌"이라며 "세월호 참사 이후 자신의 형제와 자매들이 하늘로 보낸 뒤, 여전히 괴로워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이번 행사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씨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바라보는 냉담한 사회의 시선을 꼬집었다. 그는 지금 세월호 유가족을 학교 내 '왕따'에 비유했다.

"자기 아이가 다니는 반에 '왕따'가 있으면, 부모는 그 아이와 어울리지 말라고 자기 아이에게 요구한다. 만약 자기 아이가 왕따를 당했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러기 어려울 것이다. '왕따 아이와 어울리지 말라'는 말을 예전에는 그저 듣고 넘겼는데, 세월호 사고 이후에는 그 말만큼 무서운 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두고 말을 번복하는 정치인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그간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어른들은 늘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약속은 거짓말처럼 지키지 않았다""그리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다"고 지적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그런데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그런 정치인들의 모습을 모두들 당연하게 여긴다는 점"이라며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프레시안(허환주)

ⓒ프레시안(허환주)


ⓒ프레시안(허환주)

ⓒ프레시안(허환주)


▲ 이날 행사에는 문화예술인들이 페인핑을 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프레시안(허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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