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휴가 중 대북제재…북미관계 급랭

소니 해킹 관련 대북제재 행정명령 발동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해킹 사건과 관련해 고강도 대북 제재방안이 포함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북한 정찰총국과 광업개발공사, 단군무역회사 등 단체 3곳과 개인 10명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 개인 10명은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소속 지역담당인 길종훈·김광연·장성철· 김영철·장용선·김규·류진·강룡, 조선단군무역회사 소속 김광춘, 북한 관리인 유광호 등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상·하원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의 계속된 도발적이고 불안정하며 억압적인 행동과 정책, 특히 소니를 상대로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 북한에 대해 추가적인 제재를 가하는 행동명령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은 북한의 주민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 정부와 미국을 위협하는 그들의 행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19일 "북한의 이번 해킹 공격은 미국에 엄청난 손상을 입혔다"면서 "북한에 '비례적으로'(proportionally)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보복 공격을 예고한 지 14일 만이다.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개인과 단체들은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고 미국 개인들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재무장관에게 국무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북한 정부와 노동당의 간부 및 산하 기관과 단체들에 대해 포괄적 제재를 가할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조선단군무역회사는 이번 사건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단체들이고, 정찰총국도 이미 다른 대북제재 행정명령에 따라 제재대상으로 지정돼 있어 이번 조치의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북한 정부와 노동당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커 보인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새해 업무에 복귀하기 전 하와이 겨울 휴가지에서 행정명령에 서둘러 서명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미 정부 대응의 첫 단계 조치"라고 밝혀 후속 제재조치가 뒤따를 것임을 예고했다. 쿠바와 53년 만에 국교 정상화를 선언한 데 이어 이란과도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미국이 북한 길들이기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후속 제재조치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1987년 대한항공(KAL)기 폭파사건으로 이듬해 1월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북한은 핵 검증 합의에 따라 2008년 11월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된 상태다.

미국이 소니 해킹을 북한 당국으로 지목하고 고강도 제재를 실행에 옮김에 따라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북미 간의 긴장 고조는 최근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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