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A초등학교 인턴교사가 학부모들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도교육청이 사실관계 파악에 들어갔다. 이 같은 의혹은 지난 8일 해당학교 학부모들이 도교육청홈페이지 ‘교육감에게 바란다’에 호소문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성희롱 의혹에 대해 해당 인턴교사는 “절대 그런 적 없다”며 전면 부인했지만, 지난 13일 황급히 해당 학교에 사표를 제출해 의혹을 키우고 있다. 또한 인턴교사의 성희롱 의혹 외에도 학교장이 독단적으로 학교를 운영했다는 학부모들의 주장도 이어져, 인턴교사 채용과 성희롱 의혹 등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도교육청의 감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A초등학교 학부모회는 지난 8일 도교육청홈페이지에 ‘충북교육감님께 호소합니다’란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학부모회는 “도서관 재능기부를 위해 오는 자모들에게 본인의 사적인 일을 도와달라고 요구했다”며 “손을 쓰다듬는 등의 불쾌감을 주는 스킨십과 성희롱….”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취재진과 만난 학부모들은 B씨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학부모를 성적으로 표현하거나 자신의 성 취향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선생님인데” 말 못하는 엄마들
이 같은 일들은 주로 도서관에서 벌어졌다. 학습보조 인턴교사인 B씨는 사서보조 역할도 겸하고 있어서 학습보조 업무 외 시간은 도서관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주장에 따르면 B씨는 낮잠을 자는 등 사서보조 업무를 등한시했다고 한다. 오히려 사적인 일인 충북교육삼락회(퇴직 교장들의 모임) 관련 일을 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B씨는 청주 모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2009년 2월 퇴직했고, 이 단체의 임원을 맡고 있다. 한 학부모는 “어쩔 수 없어서 도와주고 있으면 손을 만지거나 팔을 쓰다듬고, 의자 뒤에서 안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직접 그런 일을 겪었다는 그는 “불쾌한 느낌으로 손을 만져 정색을 하고 손을 뺐다. 그 이후로 내겐 그런 일이 없었다. 하지만 나이가 어린 학부모의 경우 싫다는 내색도 못하고 당하는 경우를 여러 번 봤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학부모도 수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수차례에 걸쳐 학교 측에 성희롱과 근무태만 등 B씨의 문제를 알리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아무 답변도 받지 못했다. 결국 지난 8일 도교육청홈페이지를 통해 교육감에게 호소하게 됐고, 더디기만 했던 일이 급히 돌아갔다.
한글날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글이 게재됐고, 지난주 금요일인 10일 학교장과 B씨 등이 학교에서 의견을 나눴다. 그리고 B씨는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회 간부들을 만나려고 했지만 받아주지 않자, 주말동안 고민한 끝에 월요일인 13일 사표를 제출한 것이다.
B씨는 사표를 낸 다음날인 14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봉사활동 나온 자모에게 도와달라고 한번 요청한 적이 있지만 그 외의 주장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황급하게 사표를 낸 이유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학교 운영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제 사표도 수리됐으니 다 마무리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사태를 대하는 태도는 학교장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학교장은 “학부모의 주장이지 실제로 있던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학부모들의 저렇게 주장하는데 학교생활을 더 해나가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싶어 사표를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장이나 B씨 모두 성희롱 사건에 대해 B씨가 사표를 내면 모든 일이 종결되는 것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감독 소홀, 학교장 책임도 물어야
학교장 C씨는 다른 일에서도 이 같은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학부모들은 호소문을 통해 B씨의 성희롱 문제와 함께 학교장의 독단적인 운영을 지적했다.
C교장은 지난 3월 부임했고, B씨는 C교장 부임 이후 공모를 통해 인턴교사로 채용됐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C교장은 부임이후 학부모들의 의견이나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서 결정할 사안들을 자신의 뜻대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이 한창 수업 중인 월요일에 강당을 빌려줘 아이들이 수업에 불편을 겪었다거나, 교사들과 상의도 없이 뇌교육단체와 협약을 체결했다거나 하는 식이다. 또한 학습발표회에 입을 의상대여료를 학부모에게 요구했고, 기존에 맞춘 티로 대체하자는 의견을 전달하자 손님들에게 보여주기 창피하다는 이유로 학습발표회를 취소했다는 믿기 어려운 주장도 이야기도 나왔다.
일련의 주장에 대해 C교장은 “혼자 단독으로 결정한 적 없다”며 “모든 결정은 관계된 선생님들과 상의했고, 뇌교육과 관련해서도 교무부장 등과 상의해 결정했다가, 학부모들의 반대로 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주민들에게 운동장을 빌려준 것도 아니고 수업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학부모들은 “뇌교육과 관련해서는 교사들도 몰랐다고 말했다. 주민행사 또한 그동안 방학이나 소풍 등 학생들이 학교에 없는 날 진행해 온 일”이라고 재반박했다.
한편 충북도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회가 요구한 5가지 사항 가운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교장공모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학부모회는 인턴교사의 파면과 교장 교체, 학교운영위 회의결과 공개, 예산집행결과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인턴’ 뜻도 모르는 충북교육“예비 교원에 교원 경험 기회 제공” 취지 외면60대 퇴직 교원이 24% 차지, 채용기준 손봐야충북도교육청이 교육부의 지침을 받아 인턴교사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도의 취지는 예비 교원에게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지만 지난 3월 채용한 인턴교사 상당수가 퇴직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고, 60대 이상이 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도내 초등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턴교사는 모두 100명이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퇴직교사인데다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A초등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인턴교사 B씨도 지난 3월 선발됐다. 당시 채용공고에는 7명이 응시했고, 그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B씨라는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7명 가운데 모두 6명이 중등교사자격을 보유한 반면 B씨만 초등교사자격을 가지고 있었다. 초등학교 인턴교사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6명은 30~40대 지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공고문에는 초등교원자격을 우대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공고문에는 대학졸업자와 동등 이상 학력을 갖춘 자로 병역의 의무를 필하거나 면제된 자, 또는 2012년 12월 31일 이후로 입영이 연기된 자라는 자격만 있다.채용우선 순위에는 교사자격증 소지자, 관련 자격증 소지자, 청년 대졸실업자, 경제위기로 인한 실직자, 동일 순위 내에서는 저소득층 우선 채용이라고 명시돼 있다.인턴교사는 교육부가 학습종합클리닉을 운영하며 도입한 제도로 학력향상 학습보조 업무를 맡아서 한다. 도입 당시 교육부가 밝힌 학습종합클리닉 인턴교사 제도 취지를 살펴보면 “예비교원 등에게 교직 경험 기회를 제공해 교직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히고 있다.인턴이란 단어 또한 본래 의학계에서 쓰이던 말로 조수로 일하는 수련의를 뜻한다. 이 말이 사회에 통용되면서 정식 취업 전에 미리 경험하는 일을 뜻하는 말이 됐다. 충북도가 일선 학교에 내려 보낸 지침에 군필자와 함께 연기자를 포함시킨 것도 젊은 예비사회인에게 문을 열기 위해서다.하지만 채용 결과는 취지와 달랐다. 지난 3월 채용한 인턴교사 100명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20대는 5명에 그친 반면 60대 이상은 24명에 달했다. 50대도 9명이나 됐다. 100명 가운데 33명이 50대 이상인 것이다.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 관계자는 “학교장이 선발하는 구조 속에서 애당초 취지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다. 얼마 전까지 상사로 모셨던 사람이 원서를 내고 부탁하면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며 “교사들과 상의한다고 하지만 교장의 권위는 제왕적이다. 교사들이야 젊은 예비 교사들하고 일하는 것이 편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한편 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B씨는 46년생으로 도내 인턴교사 가운데 최고령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60대 인턴교사는 도시지역보다는 농촌지역에 분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시안=충북인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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