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마찬가지로 도의회에서도 '다수당', '교섭단체'라는 이름으로 조례와 규칙을 무시하는 전횡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명백한 '조례' 무시하고 지역적 배려?
지난 6월13일 필자는 예산결산 특위위원으로 추천됐다. 도의 예산수립 및 집행을 감시해야 하는 만큼 책임이 막중한 자리다. 그런데 다음 날 열린우리당 모 의원이 전화를 걸어 왔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의에 따라 오은미 의원을 예결위에서 빼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양대 교섭단체로서 도 의회를 반분하고 있는 전북도라지만 해도 너무한다 싶었다.
임시회 폐회일인 15일 의장에게 달려갔다. 그러나 의장은 "지역적 배려나 정당배려를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니 이해하고 양보해 달라, 그리고 나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 양당대표를 만나게 할 테니 직접 얘기하라"고만 했다.
안건처리가 순서에 따라 진행됐다. 예결특위 위원 선임 건도 상정됐다. 그런데 의장은 일사천리식 회의진행으로 날치기 통과를 강행했다. 분명히 반대토론을 신청했고, 그 내용은 의회 전광판에도 버젓이 새겨져 있었지만 의장은 '모르쇠'로 의사봉을 두드려 댔다. 의장은 다음 안건을 처리하려 했지만 계속된 발언요구와 다른 의원들의 동의로 가까스로 반대토론을 할 수 있었다.
전북도 의회 조례에 따르면 예결위 위원은 교섭단체 소속 의원수의 비율과 상임위 의원수의 비율에 의해 선임하게 돼 있다. 의장이 '지역적 배려'를 운운한 것은 이러한 의회의 '룰'에 대한 명백한 위반에 다름 아니란 얘기다.
이러한 모습은 지역 TV를 통해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본회의가 끝나고 의장과 설전을 벌이는 모습까지 도민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진 것이다. 이로써 의장은 의회의 위상을 스스로 추락시키는 웃지 못 할 블랙 코미디의 주인공 자리에 기어이 오르고 말았다.
나의 일그러진 '동료의원' 들에게…
사실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은 그간의 의정활동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일이다.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나눠먹기, 집행부 눈치보기라는 관행은 안타깝게도 앞으로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전라북도 의회와 도 집행부는 그 동안 특정 정당 및 특정 세력들의 특권의식이 고착되어 버린 지역이기 때문이다. 아니할 말로 '쪽수'가 '깡패'라더니 바로 그 꼴이다.
그럴 때마다 소수당 의원으로서 당하는 자괴감과 박탈감은 더욱 컸다. 한 마디로 진이 빠진다고나 할까.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의장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이 그러면서도 '우리는 동료의원'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본능적으로 곁에 오기를 꺼리는 그들, 고래심줄보다 질긴 관행에 젖어 비민주적 위법행위를 버젓이 저지르고 있는 그들에게서 듣는 '동료의원'이라는 수사는 허탈하기 그지 없었다.
나의 일그러진 '동료의원'들에게 고한다. 철저한 자기 반성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이다. 도 집행부를 향해 '쓴 소리' 한 번 제대로 해 보자고, 그래서 제대로 된 도 의회를 만들어 보자고, 그리고 그런 활동을 하자고 정치를 시작한 게 아니냐고 말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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