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는 '교육계의 4대강', 불법지원금 25억!"

[기고] "자사고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학교"

자율형사립고(자사고)는 처음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학교였다. 교육논리와 교육적인 안목으로 도입 여부를 판단했어야 함에도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에 입각하여 만들어진 학교였기 때문이다. ‘규제’에도 착한 규제가 있고 악한 규제가 있는 것처럼, ‘다양화’에도 좋은 다양화가 있고 나쁜 다양화가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고교 다양화 정책’라는 허울 좋은 미명 아래 결국 수평적 다양화가 아닌 수직적 다양화, 다시 말해 고교 서열화를 심화, 촉진시켰다. 그것도 정치논리에 밀려 무분별하게 확대했다. 지방에서 자사고에 대한 호응이 적자 서울지역에 집중적으로 27개나 지정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미달사태와 학사파행을 예고했다.

또한 교육은 엄연히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북유럽의 교육선진국들처럼 공공성을 강화해도 부족한 마당에 경제논리에 밀려 교육을 사립에 떠넘기는 몰지각함과 퇴행과 우를 범했다. 그것은 마치 공공재 성격인 지하철을 민자 사업하자는 것과 다름없었다. 우선 당장은 돈이 적게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해 ‘9호선 지하철 조사특위’ 통해 뼈아프게 체득했다. 교육당국이 가급적 간섭하지 않을 테니 사학의 자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등록금 3배를 받아 학교를 한번 운영해 보라는 것은 교육을 장삿속으로 내모는 것으로 교육포기에 가깝다. 이런 논리라면 경찰대나 사관학교도 현대나 삼성에 맡길 일이다. 경찰대나 사관학교를 민간회사에 맡겨, 학비를 3배까지 비싸게 받으면서 교육하라고 한다면 과연 우리 국민들 중 몇 명이나 동의할까?

자사고 정책은 “교육계의 4대강 사업”

“교육계의 4대강 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사고 정책은 가뜩이나 기형적인 우리교육계를 더욱 일그러진 괴물로 만들었고 급기야 우리 사회의 발달장애까지 초래하였다. ‘재정적 독립’, ‘건학이념에 따른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표방하는 등 설립취지나 목적은 장밋빛 청사진처럼 그럴 듯했으나, 결과적으로 자사고는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기관으로 전락했다. 다시 말해, 5년이 지난 현재 대부분의 자사고는 철저하게 국영수 중심의 입시 위주 교육과정으로 획일화되었고, 서민층이 다니기 어려운 귀족학교, 특권학교로 변질되었다.

처음 자사고에 입학하는 학생이나, 보내는 학부모들의 기대는 자못 컸다. 등록금 3배를 냈으니 당연히 교육의 질이 3배 정도 좋아질 것이라 여겼는데, 학교 시설도 거의 예전 그대로, 선생님도 거의 그대로, 수업의 질도 거의 그대로…. 눈에 띄게 달라지고 좋아진 게 없어보였다. 겨우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이 비교적 중상위권 학생들이 모여 있다는 것이었다. 자사고에 대한 기대치와 만족도가 떨어지자 미달되는 학교들이 속출했다. 결국 용문고와 동양고는 일반고로 전환하였다. 그러자 자사고들은 살아남기 위해 명문대 진학에 더욱 목을 맸다. 명문대에 몇 명 보냈느냐에 따라 학교의 명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소위 일류대에 많이 보낸 학교는 신입생들이 몰렸고 진학률이 저조한 학교는 여전히 미달이었다. 자사고 안에서도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가 갈렸다. 그러자 더욱 학사파행, 회계부정, 전·편입학 부정, 교육과정 부당운영까지 감행하면서 오로지 진학률에만 매달리는 사이 자사고는 입시학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영웅’이 되고 만 것이다.

그 사이 일반고는 이류, 삼류 학교 취급당하며 점점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었다. 자사고 운영 5년 만에 교육생태계는 끔찍하게 망가졌다. 특목고-자사고-특성화고-일반고로 고등학교 유형별 서열화가 점점 뚜렷해지면서 다양한 교육은 고사하고, 일찌감치 배움을 체념하고 무기력해져가는 학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자사고 등 특목고가 성적 우수학생을 독점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가며 입시교육에 열을 올릴 때, 성적이 부진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은 집 가까운 자사고에서 밀려나 먼 곳으로 통학하거나, 학급당 학생수 40명에 육박하는 찜통교실에서 몸부림쳐야했다. 이러한 교육차별은 고스란히 교육양극화, 사회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일반고의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 진학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입학생들 중 강남3구 출신 집중 현상은 이제 더는 뉴스거리도 못된다.

이구동성으로 다들 일반고가 위기라고 말한다. 일반고가 이렇게 슬럼화한 원인이 일반고에 경쟁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 학생들은 이미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열화 되고, 그 서열에 따라 분리되는 비교적인 교육을 받아 왔다. 따라서 학생들 스스로를 실패자, 열패자로 인식하고 있다. 일반고는 이런 실패감, 열패감이 상대적으로 큰 학생들의 집단이기 때문에 성적에서든 생활면에서든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교육이 없는 교과부 시절”을 혹독하게 경험했다. 단팥 없는 찐빵처럼, 이명박 정부의 5년과 문용린 교육감의 1년 반은 교육적인 논리와 교육적인 안목 대신, 정치논리, 경제논리, 진영논리, 경쟁논리만 무성했다.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이라면, 학교다양화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황폐화시킨 것이다. 다양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학교를 서열화하고 분리하는 수직적인 다양화는 분명 교육적이지 않다. 공부 잘하는 아이 따로 떼어 과학고, 외고, 자사고, 국제고 등 특목고 만들고, 장애아이 따로 떼서 특수학교 만드는 것은 교육논리가 아니다.

분리교육이 아닌 통합교육으로 나가야 한다

교육적인 관점에서 보면, 분리교육이 아닌 통합교육을 해야 한다. 단일 수종이 아닌 크고 작은 각양각색의 식물들이 다채롭게 어울려 호흡하는 숲이 건강한 숲인 것처럼, 한 교실 안에는 경제적으로 잘사는 아이도 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도 있고, 성적 우수자도 있고 다소 성적이 부진한 아이도 있고, 장애아이도 있고 비장애아이도 있는 통합교육이 교육적으로 올바른 교육이다. 어학, 과학, 문예체 영재를 위해 특별한 학교를 따로 두기보다 일반학교 안에서 교과 활동, 또는 비교과 활동을 통해 어학, 과학 영재를 키워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특수목적학교를 자꾸 만들어 기형화하기보다는 공교육 안에서 어학, 과학, 문예체 등 소질과 재능을 키워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보편적인 공교육 안에서 맑고 밝고 씩씩하게 아이들이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회에서 국제중, 자사고 폐지 법안을 낸 것은 수직적 다양화를 수평적 다양화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본다. 다른 이유 없이 오직 하나 부모 잘 만난 덕에, 사립초-국제중-특목고(자사고)-명문대 나와 우리 사회지도층이 된다고 생각했을 때, 학창시절 내내 반쪽 세상만 경험한 외눈박이 같은 아이들, 걱정되고 문제 있어 보이지 않는가?

수직적으로 서열화 된 한국교육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지금 우리가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근대화와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를 거쳤다고 자랑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인데, 불행하게도 과거시험과 사농공상을 따지던 전근대적인 의식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성공(출세)하기 위해서는 학력, 더 엄격히 말하면 좋은 학벌과 인맥이 필요하다. 그렇다보니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한 고속도로, 지름길이 생겼다. ‘사립초→특목고(자사고)→명문대’로 이어지는 이른바 ‘출세 특급열차’가 그것이다. 경제적 여유만 있으면 자기 자녀를 이 열차에 태우기 위해 모두들 안간힘을 쓴다. 아니 난리법석을 떨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특급열차의 우등석에 올라타기만 하면 성공(출세)이 보장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특급열차의 우등석은 한정돼 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힘 있는 부유층, 상류층의 차지가 되기 십상이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특권을 이용한 반칙’을 활용해 당당히 자녀들을 올려 태운다. 정문이 안 되면 옆문, 옆문이 안 되면 후문으로라도 기필코 집어넣고 만다. 자식의 출세를 장담하는 보증수표 앞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도덕성, 체면은 모두 휴지 조각이 되고 만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것, 꿩 잡는 게 매라는 것을 뼛속 깊이 잘 알기에.

한국사회에서 학맥과 인맥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모 외고 출신들이 벌써 법조계를 좌지우지한다는 공공연한 비밀부터 시작해서 특정 인맥과 학맥들이 대한민국을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다 신조선시대(양반과 서민)를 넘어 신골품제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학력, 학벌 차별 금지법 제정이 절실하다) 이런 폐단과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도 특수목적학교들은 일반학교로 전환해야 한다.

참고로 지난해 필자에게 사립초, 국제중, 자사고, 특목고 편입학 부정 관련 민원과 제보가 쏟아졌다. 주로 부유층이 특권을 이용한 반칙으로 편입학을 한다는 민원과 제보였다. (사립초에 편입학하려면 학교버스 한 대를 사줘야 한다는 제보부터 시작하여 유명인사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 민원까지) 사립초와 국제중에 들어가기만 하면 이들 부유층 자녀들은 학교측에서 특별관리를 해준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민원과 제보였다. “사립초 - 국제중 - 특목고(자사고)”들이 대부분 사립이다. 사립재단들의 장삿속 운영과, 일부 부유층들의 비뚤어진 교육열, 그리고 생선가게 고양이로 전락한 교육당국, 이 3박자가 빚어낸 우리 시대의 참으로 부끄러운 현주소이다.

육식 예찬론자들이 채식 위주의 식단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자사고는 탄생 자체가 비교육적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절차적인 하자라고 볼 수 있다. 자사고는 도입 당시부터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은 적이 없다. 2010년 6월 30일은 실체적 진실규명이 필요한 날이다. 7월 1일 새로운 교육감이 취임하기 하루 전 날, 부교육감 권한대행 상태의 교육청이 교육부와 매우 긴밀하게 협조한 날이다. 보통의 학교들은 자사고로 승인받기 위해 두꺼운 서류와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하나고’는 단 하루만에 자사고 승인을 받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2010년 2월에 ‘자립형 사립고’ 사업이 종료되어 버렸기 때문에 2010년 3월 2일 개교한 하나고는 자립형사립고였던 적이 단 하루도 없다. 그럼에도 2010년 6월 30일 ‘자율형 사립고’ 지정을 받을 때는 ‘기존 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예외 조항’을 적용받는 혜택을 누린다. 교육 관료들의 무책임한 행정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올해 6.4 지방 선거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당선되었고 7월 1일자로 취임하였다. 노파심에서 하는 소리이지만, 이번에는 제발 교육관료들의 무모한 행동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리 공무원에게 영혼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N극과 S극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본인 자신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 것이다. 어제까지 자사고를 비호하던 관료들이 새교육감 들어섰다고 갑자기 자사고 폐지 목소리를 내려면 본인 스스로 얼마나 모순이고 정체성에 혼란이 올까? 문용린 교육감 밑에서 자사고 정책에 깊이 관여한 관료들은 새교육감에게 부담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 주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께서도 조직의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조직 혁신과 기풍 진작도 중요하다. 대통령이 바뀌면 총리와 장관을 교체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과,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교육혁신 마인드가 있는 사람을 발굴하여 중용해야 할 것이다. 육식 예찬론자에게 채식 위주의 식단을 만들어 보라면 과연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자사고 재단, 학부모, 동창회 등 학교 구성원들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았으면 좋겠다.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핀란드와 독일 등 유럽의 교육선진국들이 어떻게 행복한 교육시스템을 만들었고 운영하고 있는가를 한번쯤 살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1년이면 300명 가까운 청소년들이 스스로 꽃다운 목숨을 끊고 있는 우리나라의 고통스러운 교육현실을 직시했으면 좋겠다. 상식과 논리에 맞지 않는, 교양과 품위를 저버린 집단행동은 알량한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조희연 교육감이 해경 해체하듯 일시에 자사고 모두를 폐지하겠다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엄격한 평가와 심사를 통해 서서히 점진적으로 축소,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자사고가 되었든 특목고가 되었든 설립목적과 취지에서 벗어나 변질된 학교들은 과감하게 일반고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미 많은 자사고와 특목고가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 곰팡이냄새 풀풀 내며 변질되었다는 것은 본인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과연 변질된 빵을 자녀에게 먹으라고 주는 부모가 있겠는가? 부산으로 가겠다고 해놓고 광주로 간 운전기사를 칭찬할 수 있겠는가?

일부 자사고는 법률상 수령이 금지된 인건비와 교육활동비를 불법으로 취득하였고, 중학교 건물로 등록해서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자사고 건물로 사용하는 등 위법한 재정 지원 사례 등이 있었다. 이렇듯 일부 자사고는 임금체불과 교육청 지원금의 불법전용까지 불러오는 재정압박, 그리고 입학생 미달 사태, 교사들의 구조조정 위협 등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다만 학교 체면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우려되어 용기는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어야

4대강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끝난 것처럼 자사고에 대한 국민적 평가는 이미 끝났다고 볼 수 있다. 가뜩이나 높은 사교육비 때문에 등이 휠 정도인데, 천만원이 넘는 비싼 학비를 내고도 ‘성적 좋은 아이들끼리 모여 더 심한 경쟁을 하는 분위기’ 외에는 자사고 재단 측이 주는 것은 거의 없다. 솔직히 경쟁도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성적향상 효과도 거의 없다. 선발효과 외에는 교육효과로 인한 자사고 학업성취도 향상은 미미하다. 이 정도면 자사고 재단 스스로 일반고로 전환을 꾀해야 하고, 학부모들도 오히려 자발적으로 자사고 지정 철회하라고 목소리 내야 하지 않은가?

조희연 교육감께서는 기득권층의 말도 안 되는 압박에 흔들리지 말고 뚜벅뚜벅 공약 이행을 위해 발을 내딛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자사고에 25억여원 불법지원금을 속히 환수 조치해야 한다. 서울지역 자사고가 지난 2012년부터 작년까지 정부로부터 25억여원의 불법지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자사고 정책을 내놓으면서 정부가 앞세웠던 논리에 따르면 이 지원금은 당연히 일반고에게 지원되었어야할 예산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자사고 재단은 잘못을 인정하고 즉시 ‘환수조치’를 서두르기는커녕, ‘시책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 지원은 가능하다’는 식의 자사고의 법적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 핑계를 대며 발뺌하고 있다.

▲ 서울 지역 한 자사고 풍경. ⓒ연합뉴스
또한 부실평가 관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문용린 전 교육감 임기동안 진행된 평가는 시작 전부터 ‘학교가 의지가 있다면 재지정하겠다’는 전제속에서 진행된 전형적인 ‘봐주기 평가’였기 때문에 그 결과 역시 신뢰할 수 없다. 지정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회계부정, 학사운영 파행이 있었던 학교들조차 걸러낼 수 없는 솜방망이 평가였다. 게다가 평가과정에서 자사고 구성원들의 만족도 조사에서 중복응시, 비번 유출 등의 파행이 들통 났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런 엉터리 평가 결과를 폐기하고, 추후 평가 과정을 검증해서 점수 부풀리기에 가담한 책임자들을 철저히 처벌해야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관료들의 이런 잘못된 행태들을 바로 잡고 교육공무원으로서의 양심을 되돌리는 것 또한 조희연 교육감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일 것이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나 교육문제로 신음이고 비명이다. 교육 때문에 교육주체들 모두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아이들도, 부모들도, 선생님도 모두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호소한다. 왜 우리는 모두 힘들어하는 교육체제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언제까지 소금쟁이처럼 전근대를 맴돌 것인가?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치논리와 경제논리를 배제하고 교육논리로 접근하면 답이 보인다. 교육계의 적폐를 일신하라고 우리 국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을 대거 선택했다고 본다. 이제는 우리 모두 정말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이 아니라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다시 한번 발 벗고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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