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 시작부터 험로…여야 뚜렷한 시각 차

[공청회] "안보 기능 손발 묶어" vs "안보 아닌 정권 안위 매달려"

여야가 4자 회담을 통해 국가정보원 개혁 입법을 합의했지만, 개혁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부터 팽팽한 시각 차를 드러내면서 개혁특위 활동이 시작부터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위원장 정세균 의원)는 16일 국회에서 여야가 추천한 진술인 4명을 출석시킨 가운데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 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여야가 각각 추천한 전문가 4명은 발제를 통해 국정원의 국내파트 존치 여부, 방어심리전 활동의 정당성과 대공 수사권 폐지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이 추천한 전문가들은 정치 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킨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활동이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며 여권 및 국정원의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여당 측 진술인인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은 발제를 통해 "국정원의 업무 영역을 해외 정보로 국한시키는 것은 사실상 국정원을 해체하자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북한의 위협은 국내 동조 세력의 협조로 괴력을 발휘하는데, 국내 부역 세력에 대한 정보 수집을 금지하는 것은 안보 활동을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주필은 야권의 대공 수사권 페지 및 검·경 이관에 대해서도 "최소한 대공 수사와 관련, 검찰은 무능 그 자체인데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페지하고 예산을 통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대했다.

역시 새누리당이 추천한 한희원 동국대 교수도 "국가 안보는 민주주의보다 선행하는 절대 명제"라는 주장을 펴며 "정치 개입 금지론 때문에 안보 수호 노력을 중단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문가들은 국정원의 국내 활동이 정치 개입의 빌미를 주고 있다며 국내 정보 수집의 폐지 등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광철 변호사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관심을 가지며 국가 안보가 아닌 정권의 안위에 매달리고 있다"며 "국정원의 업무 범위를 해외·대북 정보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국정원 개혁이 이른바 '셀프(self) 개혁안'에서 제시한 것처럼 내부 운영을 손 보는 것이 아니라 법과 제도를 고치는 차원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이 현재 국내 정치 개입을 하도록 내버려 두고, 대통령의 판단에 의존하게 하는 것은 '법치'가 아니라 '인치'"라는 주장이다.

참여연대 장유식 변호사 역시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에 대해 "밀행성을 속성으로 하는 정보기관이 수사권까지 보유하는 것은 권력 비대화와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수사권 분리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장 변호사는 대선 개입의 핵심 부서로 지목된 심리전단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심리전단을 운영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수사권과 마찬가지로 '수사 기능과 집행 기능의 분리'라는 국가기관 구성 원리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폐지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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