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이날 연 인사 청문회에서 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을 보고 든 생각"을 묻자, 문 후보자는 "저렇게 봤을 때 장기적으로 재정이 많이 들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기초노령연금 축소 주장한 것 맞다…미래 세대 불리한 건 재정상 불가피"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현 정부의 기초연금 방안이 후세대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하자, 문 후보자는 "엄밀히 보면 그 말씀에 동의한다"며 "정부 안이 장기적으로 가면, 후 세대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자는 "(미래 세대에게 불리한 연금 설계가) 재정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연금 공약 축소에 대해서도 문 후보자는 '재정'을 언급했다.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이 "장애인 연금이 기초연금과 마찬가지로 '모든 중증장애인에게 2배 지급'에서 '소득 하위 70%'로 대상자가 축소됐다는 논란이 있다"고 언급하자, 문 후보자는 "재정적인 고려가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연금 공약을 임기 내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실천하겠느냐는 민주당 이언주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 문 후보자는 "재정 여건이 허락한다면 공약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2008년 기초노령연금을 축소하자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언주 의원이 "문 후보자가 2008년 국민연금개혁위원회 회의 당시 기초노령연금 대상자를 현행 70%에서 30%로 축소하자고 말했다"고 지적하자, 그는 "30%(라는 수치)는 기억이 안 나지만 축소하자는 주장은 했다"고 인정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문 후보자는 "항상 제 주장은 필요하신 분들에게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당시) 70% 수준은 범위가 너무 넓다(고 봤다)"며 선별적 복지를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소득 하위 70% 기준은 홀몸 노인의 경우 월 83만 원, 노인 부부는 월 133만 원인데, 이 기준이 지나치게 후하다는 것이다.
기초연금에 대한 입장이 2008년도와 뒤바뀐 것 아니냐는 이언주 의원의 질문에 문 후보자는 "입장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제도가 변해서 거기에 따라 정책도 조정돼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문 후보자가 2012년 '연금 개혁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면서 "보편적인 조세형 기초연금은 '급진적 개혁 대안'이며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박근혜 정부 방안과 배치되는 주장을 펼친 데 따른 질문도 이어졌다.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은 "기초연금을 모든 노인에게 주는 것이 '급진적 개혁 대안'이라면, 올해부터 0~5세 모든 아동에게 보육을 제공하기로 한 것도 '급진적인 개혁 대안'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문 후보자는 "저출산 문제는 저소득 가정에 국한된 게 아니다"라며 재정에 대한 언급을 피해갔다.
법인카드 유용 논란에 "처가 재래시장 이용…금액 안 커"
그밖에도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특히 문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시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은 "문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시 정부 지침을 어기고 법인카드를 총 455건, 6400여만 원 썼다"며 "아들, 아내 생일에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후보자 부부가 지난해 신용카드로 쓴 돈은 560여만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자는 "처가 카드를 잘 사용하지 않고 재래시장을 이용하기에 금액이 크지 않다"며 "회사 돈을 유용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최동익 의원이 "문 후보자가 사는 반포 지역에는 재래시장이 없는데 재래시장에서 썼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하자, 문 후보자는 "차를 이용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과 문 후보자의 특수 관계도 언급됐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문 후보자는 현오석 장관과는 대학 선후배 사이이고, 문 후보자가 KDI에서 2009년 논문을 썼을 당시 현오석 장관이 KDI 원장으로서 발간사를 썼다"며 "기재부와 복지부는 관점이 다른데, 복지부의 입장을 잘 대변할 수 있겠느냐"고 질의했다.
문 후보자는 "(복지부의 입장을 대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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