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케이 모임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정치권에 만연했던 부패를 언급하며 “재앙으로 자라나고 있는 것 같애”라는 말을 했다. 무심결에 한 이 말은 그로부터 3년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발발하면서 적중했다. IMF사태는 YS정권 초기부터 권력의 음지에서 싹이 트기 시작했던 것이다. 편집자
C : 요새 이런 유행어 들어 봤어. YS가 한 건 터질 때 마다 “우째 이런 일이...”하다가 요새는 밑엣 사람이 “각하, 보고가 있습니다” 하면 “또 뭐꼬?” 한다더라.
P : 박재윤(재무부 장관)이는 재무부가 재경부로 통합된다는데, 역대 재무장관 회식 준비를 해 눈치 없는 사람 되게 됐어. 본인은 전전긍긍이라더군.
C; 그나마 문민정부에서 한 것이 있다면 ‘신경제’인데 박이 그 주역 아닌가. 도중하차시키면 말이 아니지.
김만제 : 이용만(노태우 정권말기 재무장관)이가 요새 죽을 지경인 모양이야. 안병화(노태우 정권 시절 상공장관)는 검찰에서 돈 받은 죄만 족치고 쓴 곳(정치자금)은 도대체 고려 안 해서 속이 타 죽을 지경이라는 거야.
남은 돈도 한전의 ‘비(秘)구좌’에 고스라니 남겨두었는데, 한전 쪽에서는 “우리는 몰라”하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더군.
C : 노통(노태우 대통령)은 해 먹어도 너무 했어. 차라리 전통은 ‘앗싸리(산뜻)’했다는 평이야. 지금 경제 부실도 6공 때 너무 삥땅해서 업자들이 그걸 벌충하느라고 ‘후도비끼(제품의 두께를 규격보다 얇게 만들어 이익을 취하는 방식)’한 탓이라는 거야. 이게 아마 재앙으로 자라나고 있는 것 같애.
(편집자 주: YS는 집권후 전임자인 노태우 대통령의 비리를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당시 첫 표적이 되었던 이들은 이용만과 안병화. 이용만은 노통 시절 은행감독원장(90~91년), 재무부장관(91~93년)을 거치면서 노통의 비자금 조성에 깊게 관여했었다. 안병화는 91~92년 한국전력 사장 재직시절 한전이 발주한 원전공사와 관련,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했었다. 이들은 그후 수뢰혐의로 구속돼 실형을 살아야 했다.)
C: 참, 한승수 주미대사가 실장(청와대)된다는 설이 파다하던데......
L : 현철이면 다 통하고. 최근 빚어진 일련의 대(大)사고사건에서도 아들의 아이디어, 진언만이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합디다.
김만제 : 그러니까 ‘갱력한 청와대 실장’은 필요 없다는 거지.
S : 전병민 실장, 뭐 이런 거 아닌지 모르겠어.
김만제 : 권력이란 절대로 무슨 덕목, 합리성 그런 걸로 주변 인물 배치를 안 합니다. 결국 ‘가신 그룹’들이 그걸 용납하지도 않아요.
(편집자 주: 얼마 뒤인 그해 12월 김영삼 대통령은 한승수 주미대사를 비서실장으로 전격 임명했다. 한 대사가 비서실장이 되기까지에는 한 때 미국생활을 하던 중 한 대사로부터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던 김대통령 딸이 가족모임에서 아버지에게 그를 추천한 대목이 결정적 작용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력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한 비서실장은 그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을 맡는 등 YS시대에 승승장구했다.)
C : 이런 재미있는 얘기가 있어. YS에게 누가 집권 이후의 통치 비결을 위해 봉투 3개를 주었어. 하나를 열어 보니까 ‘과거의 잘못을 규탄하고 전임자에게 책임을 돌려라’, 두 번째 걸 열어보니까 ‘언론과 국민에게 책임을 돌려라’, 세 번째 봉투를 열어 보니까 ‘이제 당신도 봉투 세 개를 준비하라’ 이거야.
S : 요즘 YS의 주변 부패설이 돌던데.
P : YS 자신은 물론 아니지만, 주변에는 이미 부패로 오염되어 있다는 얘기야. "뭐 해 줄 것 없느냐”고 현철이 쪽에서 오히려 사인을 주고 있다더군.
L : 케이블 TV 할 때 하도 말이 많아서 안기부장 김덕이 시켜서 극비 조사 보고를 했더니, 몽땅 주변에 줄이 걸려 있었다는 거야.
P : 그나마 ‘엔고(高)’ 덕에 경제는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데 원화가 절상되어 7백선으로 내려가면 말짱 부도 파산이야. 그걸 보면 일본놈들 견디는 건 대단해.
김만제 : 포철은 6백선까지는 경쟁력이 있어 버틸 거야. 자재수입 비중이 기계 포함해서 한 40%고 거기다가 국내 물가 요소가 있으니까 어쩌면 더 견딜 수도 있다고 보고 있지.
S : 아침에 기사를 보니까 포철회장이 결재하는 건 딱 하나라더군.
김만제 : 그건 임원들 업무관장에 대한 결재권 하나야.
S : 하긴 인사 하나 틀어쥐면 다니까.
C : 언젠가 장관했던 모 사장이 아침 골프를 치면서 “사장 재미 모르지? 아침에 마음대로 골프 칠 수 있는 거야” 했다지.
S : 그래, 사장 마음대로지. 회의도 “오늘은 없다” 하면 그만이지.
C : 그런데 YS쪽에서 요즘 언론에 대해 너무 신경질적 반응이야. 생각대로 잘 안 풀리고 있다는 반증이지.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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