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시아 대삼각체제(Grand Strategic Triangles)
아태지역의 전략경쟁이 동아시아의 미중 간의 전략경쟁(G2 담론)으로 상징화되고 있다.
-G2 간의 전략경쟁이 아태지역의 전략경쟁의 핵심이고 외화물인 것은 사실이나 이의 배후와 토대에는 좀 더 거대한 전략구도가 자리하고 있다.
-전략경쟁의 '범위'와 '구조'면에서 동아시아 차원을 넘어서는 아시아 전체에 대한 전략적 조망이 필요하다.
=현재 아시아 전체(대륙아시아와 해양아시아)에 걸쳐 '동맹라인의 재정렬'이 이루어지고 있다.
1) 범태평양 동맹네트워크의 형성
-미국, 일본, 호주를 기축으로 한국, 필리핀 등으로 이어지는 범태평양 동맹라인으로서 전략적 '범위'는 베링해에서 말래카 해협을 거쳐 아라비아해에 이르는 해양아시아 전체를 포괄한다.
- 그 '구조'는 미-일-호주의 대삼각체제를 기축으로 하여 양자동맹(한-미, 미-일, 일-호, 미-필리핀 등)을 포괄하고 있다.
- 대삼각체제의 메카니즘은 우호협력조약과 군사동맹조약을 기본으로 하며, 일본과 호주의 미군 주둔과 정례적인 합동군사훈련, 미-일-호 삼국간 외교/국방장관 회담(2+2+2) 등을 제도로 함.
-대삼각체제의 하위체계로 한-미-일 삼각체제가 전선체제(front regime)으로 기능하고 있다.
-일본과 호주가 2007년 3월 '안전보장협력선언'을 통해 준 동맹관계를 맺은 데 이어 2012년 5월 17일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여 양자동맹의 길로 들어섬으로써, 기존의 미일동맹, 미-호주동맹과 더불어 아태지역에 '대삼각동맹체제'가 형성됐다.
-이들 3개국은 기존 미일간의 "2+2(외무/국방)"전략대화를 3개국 "2+2+2"전략대화체제로 전환시켜 동맹관계의 제도화 기반을 구축하였으며 태평양 지역에서 정기적인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은 한일 군사정보교환협정을 시작으로 동북아지역에서 기존의 쌍무동맹을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전환하여 '해양 대삼각동맹'과 연계하는 트랜스퍼시픽 동맹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구상을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해양삼각동맹체제의 결성은 중국에 대한 포위전략으로 간주되어 중국의 우려를 유발하고 있다.
2) 대륙아시아 네트워크 동맹라인
-범태평양 동맹라인을 견제하기 위해 대륙아시아에서 전략 네트워크 라인이 형성되고 있다.
-미국과 독자적인 전략경쟁이 버거운 중국으로서는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전략적 제휴 상대가 필요했고 그 주요 파트너는 러시아였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적 차원의 전략적 후퇴, 미국 주도 NATO의 팽창과 동유럽 미사일방어망(MD) 등으로 전략적 불안정성이 높아진 러시아 또한 이를 상쇄하기 위해 동방정책을 시행했고 그 파트너는 중국과 인도였다.
-러시아는 냉전시기 우호친선조약을 통해 동맹 수준의 협력관계를 유지했던 인도와 관계회복을 이루었고, 냉전시기 분쟁관계였던 중국과도 준동맹 수준의 관계복원을 달성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19세기말 최초의 동맹관계(러청동맹,1896)를 시작으로 냉전시기의 동맹관계에 이어 세 번째 동맹국면에 진입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동맹'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거부하고 있으나 내용적으로 동맹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청산해야 할 지정학적인 문제가 잔존하고 있으나 러-중-인 삼국간에는 정상회담, 장관급회의, 합동군사훈련(양자, 다자간) 등이 정례화되고 있다.
-인도는 대륙아시아 전략네트워크 뿐 아니라 미국의 범태평양 동맹라인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미국으로부터도 구애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유리한 지위에 있다.
-러시아는 유럽지역과는 다르게 아태지역에서 미국과의 직접적인 전략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점(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에서 중국보다 전략적 여지가 넓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 중국, 인도 간의 전략범위는 러시아와 인도의 동해상 합동군사훈련을 필두로 인도양과 중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대륙 전역을 커버하고 있다.
-대륙아시아 대삼각체제의 메카니즘은 우호협력조약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기본으로 하며, 중-러, 러-인, 북-중, 북-러 등 양자관계와 상하이협력기구(SCO) 등을 포괄하고 있다.
-대륙아시아 대삼각체제의 하위체계로는 북-중-러 삼각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2. 러시아의 아태지역에 대한 전략적 관심 제고
1) 아태지역으로의 힘의 전환
-러시아는 세계와 지역수준의 전략 전환과 관련하여 현재 아시아, 특히 아태지역으로의 '힘의 전환(global power shifting)'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 차원에서 서구의 능력이 쇠퇴하고 있고 정치ㆍ경제적인 세력전이가 아태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나아가 군사적 수단이 더 이상 초국경적 문제 해결에 유용하지 않다는 인식 하에 네트워크를 통한 전략적 제휴관계의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지향하는 기존의 전통적인 동맹국가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견고한 '동맹네트워크'개념—한-미-일-호주-필리핀 등을 하나의 동맹체계로 인입—이 아니라 러시아와 전략적 제휴관계에 있는 국가들 간의 신축적이고 유연한 '네트워크 제휴(동맹)'을 포함하는 형태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인도와 더불어 러시아 '네트워크 외교'의 중요한 제휴대상으로 아태지역 국가 우선순위에서 제1순위에 배치돼 있다.
-러시아는 중국과 '모든 영역에서 포괄적이고 평등한, 그리고 신뢰있는 파트너쉽과 전략적 공조합작'을 구축할 것이며, 양국은 '핵심적인 글로벌 이슈들에 대한 공통의 입장을 공유'할 것이라 표명한 바 있다.
2)동북아 및 한반도 수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3대 원칙: 한반도 비핵화, 내정불개입, 제도 및 외교적 해결
-2013년 '대외정책개념'문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한반도 및 6자회담에 대한 강조로서 한반도는 아태지역 우선순위 항목에서 개별국가로는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일본보다 앞서 배치됨.
-러시아는 '남북한과 우호 친선관계를 추구'한다는 것을 명시함으로써 '한반도 균형외교'를 분명히 하였으며 '한반도 균형'와 '남북한 협력과 대화'가 극동지역의 발전을 촉진시킬 것이고 동북아의 안정에 근본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를 지지하며 이를 위해 '6자회담을 포함하여 적절한 유엔 안보리 결정에 근거한 점진적인 해결(제도적 외교적 해결)을 지지'(시리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한다.
3. 러시아의 북한 및 한반도에 대한 전략인식과 예상경로
1)북한문제에 대한 인식
(1)보수주의 시각
-북한의 리더쉽과 내부체제의 성격, 국내정책 등에 대해서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군사 핵프로그램을 미국이라는 '외부위협'에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만한 것으로 인식.
(2)자유주의 시각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과 미국과의 공조를 통한 이익에 주목하고, 전략적 우선순위는 '북한의 비핵화'에 맞춰져 있으며, '평양의 정권붕괴(regime collapse)가 한반도 위기의 최종적 해결'이라는 입장.
(3)실용주의적 시각
-북한체제에 대해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체제의 붕괴가 대단히 지정학적 재난을 야기할 것이라 평가
-급변사태로 인해 북한이 미국 또는 중국의 세력권으로 공식편입될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이 경우 러시아의 안보적 이익은 현저히 침해될 수 있다는 평가
-한반도에서 '대결의 완화'을 통해 '비고립적이고 평화적인 북한'으로 전환되기를 선호하며,북한의 대내외적 행위에 대해 불안한 것이 사실이지만, '비무력적 방식'에 의한 문제해결을 추구함
-'외교를 통한 이익의 균형(balance of interests)', '지역의 현상유지(regional status-quo)', '북한의 국제사회로의 인입' 등을 러시아가 지원할 필요.
2) 한반도 예상 경로
(1)'파국적 붕괴'의 경로 (catastrophic scenario): 자유주의 시각, 남한의 흡수통일
-북한체제는 파국으로 가는 추세에 있고 소련체제의 와해와 러시아의 체제이행 경험이 북한의 체제이행에 해당할 것으로 예측
-북한의 체제이행(붕괴)을 가속하기 위해 '전면적인 관여(total engagement)'와 '신상호주의(new reciprocity)'를 제안
-향후 20년 이내에 통일과정이 실질적인 단계에 이를 것이며, 이 과정에서 북한은 국가로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
(2)'점진적 변화'의 경로(evolutionary scenario): 현실주의(실용주의) 시각, 수렴적 통일
-'세대의 점진적인 교체'와 더불어 동일한 부류의 지배엘리트들에 의해 체제관리가 수행될 것으로 예측
-'고립적 선택(stagnant option)'은 장기적으로 북한의 지배엘리트들에게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만약 북한과 이해 당사국들 간에 '건설적인 협상으로의 복귀와 관여정책'이 이루어진다면, '북한의 점진적인 이행을 위한 경제개혁'의 가능성을 촉진할 것.
-'실질적인 정치적 타협'을 통해 북한이 국제분업에 기반한 시장경제로 이행—'주권 독재(sovereign autocracy)에 대한 최소한의 제약'으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
-이러한 환경이 조성될 경우, 북한에서 형성되고 있는 '기업가 계급(entrepreneurial class)'들이 경제변환의 추동력이 될 수 있으며, 향후 10-15년 내에 현대화 및 개혁의 경로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3) 경로 간 비교
(1)북한 체제의 내구성과 체제이행:
='붕괴 시나리오'는 북한이 정치, 경제 이념 등 전 분야에서 체제 유지 메카니즘과 동력을 상실했으며 지배 엘리트들 간에 치열한 권력투쟁을 통해 북한정권이 붕괴하는 단계를 거쳐 남한에 흡수통일될 것이라고 예측.
='진화 시나리오'는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이 일정정도 확보되었고 외부적 요인에 의한 흡수통일은 내전과 동북아의 불안정 등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
(2)한반도 통합:
='붕괴 시나리오'는 흡수통일을 전제로 하여, 통합 초기에는 통합비용 등으로 경제성장이 현저하게 둔화되겠지만, 북한 내 생산 및 사회 인프라의 현대화,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로 이전되고 있는 노동 및 자본집약적 산업의 발전으로 북한 경제가 급성장할 것.
-통합된 한반도는 아태지역 및 국동 개발 측면 등에서 러시아의 입지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
='진화 시나리오'는 북한에서 근래에 '파국적인 변화'가 초래될 가능성은 미약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급작스런 통일'이 초래할 역내 불안정을 예방할 필요.
-남북한 간에 '점진적인 수렴적 통합'을 러시아에게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로 평가하고, '통제불능의 통합'보다는 장기간에 걸친 '남북한의 평화공존과정을 통한 통합'을 선호.
-중단기적으로는, 북한이 역내에서 미국 등의 '지정학적 야망을 완충하는 역할(완충국가론)'을 담당하기를 원함.
-통합된 한반도가 특정 국가의 세력권에 일방적으로 편입되지 않는 한, 러시아와 우호 친선관계에 있는 통합된 한반도는 러시아의 국익에 부합될 것으로 예측.
셋째,
(3)비핵화문제:
=핵비확산론에 근거한 '붕괴 시나리오'는 핵문제를 '북핵문제'로 파악하고 미국 등과 협조하에 국제적 압박을 선호하며 핵문제가 북한정권의 붕괴와 더불어 최종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전망.
='진화 시나리오'는 유엔 안보리의 결정이외의 물리적 제재나 압박에 비판적이며 북한정권의 안보적 우려에서 비롯된 '핵 억지력 요인'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외교적 해결방식을 선호.
-북한의 핵무기 포기는 북한 안보에 대한 비군사적 메카니즘의 보장과 병행되어야 하며, '한반도 비핵지대(nuclear weapon free zone)'의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
-'북한이 핵을 포기하더라도 집단안보체제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역내 안보위험은 상존'한다고 보고, 러시아에 있어서 '북한 핵능력의 제거가 한반도 및 지역문제에 있어서 유일한 최우선순위는 아니며 역내 집단안보체제의 구축 또한 핵심적인 문제'라고 주장.
(4) 한반도 외교전략:
='붕괴 시나리오'는 러시아의 남북한 균형외교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붕괴와 흡수통일이라는 중장기적 전망에서 남한과의 관계강화를 강조.
-북한과의 관계는 외교 안보적 측면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러시아에게 비용과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남한과의 정치 경제적 협력 강화가 러시아의 극동개발 및 아태지역으로의 진입에 현저히 유리할 것이라는 입장.
='진화 시나리오'는 남북한 균형외교를 선호하며, 정치적으로 북한과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역내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지위를 제고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
-세대를 이어 '북한의 정치엘리트들과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긴밀한 관계는 역내에서 러시아에 특유한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
-예를 들어, '6자회담에서 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 등이 러시아가 북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만큼만 러시아의 참여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는 입장.
-경제적 측면에서 북한과의 전략적 관계유지는 철도 및 가스관 등 '3대 라인'을 연결하는 러시아의 극동개발 메가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데 있어서 관건이며, 이를 통해 남-북-러 삼자협력관계의 수립이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촉진될 것으로 예측.
-러시아는 남한과 건전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지역안보와 글로벌 경제의 측면에서 남한의 잠재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 한편, '미국의 강한 영향력 하에 있는 한국과의 관계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입장.
-'남한관계에 대한 러시아의 전략은 극동의 장기적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경제협력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5) 6자회담을 비롯한 다자간 레짐:
='진화시나리오'는 '붕괴 시나리오'에 비해 6자회담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며, 6자회담의 레짐화에 관심이 높은 편.
-'2.12 합의(2007)'에 의해 결정된 '동북아 평화 안보체제 실무그룹'의 의장국으로서 러시아는 6자회담을 동북아 평화 안보를 위한 다자간 레짐으로 발전시키는데 전략적 이해관계를 지님.
-북핵문제에 대한 북미 양자접촉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한반도 핵문제와 안보문제에 대한 정책결정 포맷이 북미 양자관계, 남북미 3자관계, 남북미중 4자관계 등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
-동북아 및 한반도 평화 안보문제와 관련하여 이러한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러시아는 6자회담의 지속성과 대안적 다자회담 포맷에 대해 적극적인 이니셔티브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이러한 두 가지 시나리오는 북한체제와 한반도의 전망이라는 측면에서 상반되는 접근방식과 경로를 제시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극동개발을 통해 러시아의 지역 간 불균등을 해소하여 국가통합성을 유지하고 러시아의 극동을 아태지역시장에 통합시킨다는 장기 전략적 측면에서 공통성이 있음.
-아시아 질서의 대전환기(동맹질서의 재편 등)에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는 '어느 편에 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에 맞춰져야할 것임.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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