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자료와 답변의 부실한 정도가, 어떤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에서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매우 심각하다"며 "단순히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자세를 넘어서 감사원장의 기본적 자질까지 의심케 하는 정도"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업무 추진비 집행 내역을 예로 들었다. 그는 "후보자의 업무 추진비 집행 내역은 인사청문회는 고사하고 국감에서도 기본적으로 제출하는 자료인데, 황 후보자는 지난 금요일이 되기 전까지 일 년 동안 사용한 총액 외에는 제출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금요일부터 저희가 세부 내역을 요구하니까 일요일 저녁 6시가 넘어서야 법원 행정 파트에서 업무 추진비를 지급 결재한 내용을 보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일절 없고 증빙서류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후보자의 계좌 내역 등을 제출하라고 했더니 '의원님께서 한국은행이나 금융감독원에서 받으라'고 답변했다. 그래서 해당 기관에 요청했더니 본인 동의가 없어서 자료를 줄 수 없다고 한다"며 "한국은행이나 금융감독원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업무 추진비 내역뿐 아니라, 미제출 자료의 목록을 뽑아봤더니 에이포 용지 열 장이 넘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영주 의원은 "지난주 목요일에, 국회가 요구한 자료가 의원실에 처음으로 도착했다"며 "이 상태로는 청문회를 할 수 없다니까 금요일 자정에야 2차 자료를 보내면서, 주말에 금융기관이 영업하지 않아 금융 관련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는 국회 인사청문회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서영교 의원은 "모든 자료에 이런 식으로 답변했다"며 자료 제출에 대해 실제로 받은 답변서를 읽었다. '후보자는 법원 재직 중 저서나 논문, 각종 기고문, 세미나 또는 토론회 발표 및 인터뷰 자료 등에 대해서 목록과 내용을 주십시오'라고 요구하자 황 후보자 측은 '요구하신 자료는 서병수 위원장께 제출할 예정이오니 서병수 위원장의 자료를 참조하십시오'라고 답변했다.
병역 문제와 자녀의 대기업 입사 특혜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 의원은 "병역에 관해 의심되는 부분이 있어서 안과 진료 기록을 요구했더니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자녀가 SK에 입사했는데 우리는 황 후보자의 판결 중 SK에 관한 봐주기 판결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의혹을 풀어야 한다"며 "그래서 자녀의 성적 관련 자료를 요구했더니 개인 프라이버시라서 줄 수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황 후보자는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은 진행되는 동안 전액 제출된 것으로 안다는 전갈을 받았고 지출 증빙 서류 사본은 일부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병수 위원장이 "마치 남 일을 가지고 자기가 보고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공직 후보자로서 답변해야 할 자세가 아니"라고 지적하자 황 후보자는 "저번에 약속한 것처럼 은행 문이 열면 (해당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얼버무렸다.
이 때문에 한동안 인사청문회장에서는 "지난주 수요일에 은행 관련 자료를 요청했는데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등 고성이 오갔다.
중단됐던 인사청문회는 오전 11시 35분에 속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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