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20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당시 책임프로듀서 였던 조능희 PD와 제작을 담당했던 김보슬 PD에게 정직 3개월, 당시 MC를 맡았던 송일준 PD와 제작에 참여한 이춘근 PD에게 감봉 6개월, 당시 시사교양국장이었던 정호식 PD에게는 감봉 3개월의 징계가 나왔다.
징계를 받은 제작진과 MBC 노조에 따르면 이들에게 부여된 징계 사유는 "△2008년도 방송통신위원회의 명령에 의한 사과방송 △최근 9월 5일 MBC가 내보낸 사과방송 △논란 당시 <PD수첩>이 내보낸 일부 정정, 반론 방송 등이 MBC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조능희 PD는 "제작진과 MBC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사과방송을 내보내더니 그것이 MBC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제작진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운 것"이라며 "인사위원회에서도 징계 사유를 듣고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고 말했다.
조 PD는 "그간 압수수색도 당하고, 한밤중에 체포도 되고,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하면서 40개월을 견뎠다"면서 "정치 검사들이 했던 이런 비열한 수사와 이번 징계 사이에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다해도 불의에 저항하고 감시하는 <PD수첩>의 정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끝까지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정직, 감봉 등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때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중징계다. 일단 <PD수첩> 제작진은 재심 청구와 바로 '징계 무효 소송'을 하는 방안 가운데 고심 중이다. MBC 노조는 재심에도 구제가 되지 않으면 '징계 무효 소송'과 같은 법정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 이용마 홍보국장은 "상상할 수 없는 중징계가 나왔다. 여권으로부터 강력한 압박을 받지 않았나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일단 내일로 예정된 본교섭에서 이 문제에 대해 회사에 따져 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MBC 노조는 오는 26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사측에 통보한 상태다. 이용마 국장은 "이번 파업의 목표는 '임단협과 MBC 정상화'이므로 당연히 <PD수첩> 문제가 포함된다"며 "사측이 <PD수첩> 제작진을 징계하겠다는 의지를 버리지 않을 경우 파업을 그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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