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빨갱이 새끼들 다 잡아 넣어야 돼" 인권위 난입

"왜 현병철 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나?"…1시간 동안 화분 깨지고 직원들과 실랑이

60~70대로 보이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 30여 명이 8일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가 열리는 인권위 13층 회의실 복도에서 인권위의 군 동성애 관련 의견에 대해 항의하며 1시간 가량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복도에 놓인 화분이 깨지고 인권위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발생했다.

오후 2시께 시작된 전원위원회 회의실로 들어가려던 회원들은 회의실 문이 잠겨져 들어가지 못하자 문을 두드리며 "밥 먹고 일 똑바로 해라, 이 빨갱이 새끼들 다 잡아넣어야 한다" 등의 원색적인 말들도 서슴지 않았다.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인권위가 동성애 문제 등에서 편파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이 같은 결정을 한 위원이 누군지 알아보려 왔다"고 말했다.

▲ 상임위원(차관급) 3명 중 2명이 임기중 사퇴해 내홍을 겪는 국가인권위원회가 8일 전원위원회를 개최한 가운데 나라사랑어버이회 소속 노인들이 회의장 입구에서 인권위의 군 동성애 인정을 규탄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상임위원 2명의 동반사퇴 등 인권위 관련 파문도 이날 점거 농성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추 총장은 "오늘도 오전에 전직 인권위원들이 현 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했다"며 "두 상임 위원이 사퇴한 파장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추 총장은 "위원을 하기 싫은 사람은 그만두면 끝인데 왜 이걸 크게 문제 삼아 현 위원장의 사퇴를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현 위원장을 두둔했다.

추 총장은 "현재 인권위는 모든 인권을 말하지 않고 일부의 인권만을 말하고 있다"며 "용산 참사의 경우, 경찰의 인권을 인권위가 말한 적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추 총장은 "그간 이러한 인권위의 편파성을 참아왔는데, 이젠 참지 못할 수위에 올랐다"고 인권위에서 농성을 벌인 배경을 설명했다.

전원위원회는 지난 달 25일 군대 내 동성애를 처벌토록 한 군형법 제92조가 동성애자의 평등권과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죄형법정주의 등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표명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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