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한국은 올해 언론자유가 상대적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돼 전체 평가대상 178개국 중 42위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7계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가 20일 낸 보도 "북, 언론 자유 '최악'…한국 27계단 급등"의 첫 문단이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이날 발표한 '2010 언론자유지수'를 보도하면서 북한과 한국의 언론 상황을 대조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사 첫 문단은 <동아일보>도 거의 그대로 썼다. <동아일보>는 21일 "북, 세계 10대 언론탄압국 포함"이라는 기사에서 "선정됐다", "지난해보다 27계단 상승했다"는 식으로 말꼬리만 고쳐 동일한 내용을 올렸다.
과연 <연합뉴스>나 <동아일보>의 보도처럼 국경없는 기자회의 발표를 "올해 언론자유가 상대적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국경없는 기자회'가 올해 언론자유 지수의 변동을 설명한 대목을 보면 그렇지 않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언론자유 지수표와 함께 올린 글에서 "안타깝게도 변화가 기만적일 때도 있다"면서 "몇몇 나라는 올해 언론 자유 지수에서 급격하게 올랐지만 사실은 2009년, 재앙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대단히 힘들었던 시기를 지낸 뒤 전통적인 자리로(원래 순위로) 돌아온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으면서 그 대상으로 한국과 아프리카의 가봉, 기니비사우를 꼽았다.
(The changes are unfortunately often deceptive. Some countries have risen sharply in the index this year but in fact all they have done is recover their traditional position after a particularly difficult if not disastrous 2009. This is the case with Gabon, which rose 22 places, South Korea (+27) and Guinea-Bissau (+25).☞ 원문보기)
'국경없는 기자회'의 설명은 <연합뉴스>나 <동아일보>가 말한 것처럼 "언론자유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는 것과는 의미상 거리가 멀다. 다른 나라에 대한 '국경없는 기자회'의 설명은 상세하게 전한 <연합뉴스>는 한국에 대한 이러한 부연 설명은 뺐다.
대신 <연합뉴스>는 '국경없는 기자회'의 아시아 섹션 설명을 따 "'국경없는 기자회'는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전반적인 순위 상승에 언급, '국영 매체의 사설 독립성 등 일부 문제점이 있으나 (언론인에 대한) 체포, 폭력 등이 중단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175개국 가운데 69위로 2008년(47위)에 비해 22위 추락한 수치였다. 이명박 정부 전인 2007년에는 39위 였고 2005년에는 34위, 2006년 31위 등 30위 권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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