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 강조하는 한나라당, 제발 법대로 합시다!

[기고] 안경률 위원장의 '질서유지권'은 불법이다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련 법률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24일에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의 졸속 통과를 막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밤샘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25일 오전에는 한나라당 소속 안경률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회의장을 봉쇄했다. 이후 여야 합의를 거쳐 질서유지권 발동을 철회하고 이날 집시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도록 했지만 이 법에 대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를 보건데 여야간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날 안경률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것에 대해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이 반박글을 보내왔다. 편집자

25일 집시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18대 후반기 국회에서 처음으로 질서유지권이 발동됐다. 안경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의 질서유지권은 적법한 권한행사였을까?

▲ 2009년 11월 국회법상 경호권과 질서유지권에 대한 법원의 판결

국회의 경호권, 질서유지권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판결이 있다. 2008년 12월 한미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외통위 처리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에 대한 문학진·이정희 의원 판결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법원의 판단은 이렇다.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의 질서유지권은 장소적으로는 위원회 회의장에 제한되고, 시간적으로는 사후적 질서유지에 제한된다고 할 것이며, 또한 경호권의 발동은 국회의장의 고유권한으로서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경호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따라서 위원회 회의와 관련하여 장래 소란행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개연성만으로 질서유지권을 발동하는 것은 국회법의 규정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2009고단1958, 2009고정2004)

간략히 보자. 먼저 안경률 행안위원장이 발동한 권한은 형식은 '질서유지권'이되, 실질은 '경호권'이다. 질서유지권으로는 '경고, 발언금지, 퇴장명령'만을 할 수 있다(국회법 제145조 제1항, 제2항). 이러한 질서유지에도 불구하고 회의장 질서유지가 불가능한 경우 위원장은 단지 '정회'나 '산회'만을 선포할 수 있다(동조 제3항). 결코 국회 경위를 동원할 수 없다.

그럼에도 안경률 위원장은 집시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오늘 행안위 회의에 행안위원 외 다른 국회의원에 대한 출입을 국회 경위를 동원해 막았다. '질서유지권'의 범위를 넘어 '경호권'을 발동한 것이다.

현행 국회법상 국회 상임위원장은 '경호권'을 발동할 수 없다. 법원은 경호권은 '국회의장'의 고유권한임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따라서 안경률 위원장은 '경호권'을 발동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경호권'을 발동한 것은 명백한 '월권'이요, '불법'이다.

국회 행안위에서는 '경호권'이 아닌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경률 위원장이 발령한 권한이 '질서유지권'이라 하더라도 이 역시 불법이다. 법원은 질서유지권은 '사후적' 조치로만 가능하며, '소란행위 개연성'만을 근거로 한 질서유지권 발동은 국회법에 어긋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산회' 중 질서유지권 발동은 불법이다.

'사전적 질서유지권'으로 국회의원들의 회의장 출입을 막은 것은 '특수공무집행방해죄'다. 국회의원은 본회의에서 모든 안건에 대해 심의·표결한다. 비록 다른 상임위 소속이라 할지라도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법률 개정안에 대해 상임위에서 진행되는 찬반의 논의과정을 지켜보고 이를 본회의 표결 시에 반영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따라서 '불법 경호권', '불법적인 사전적 질서유지권'으로 국회의원의 회의장 출입을 막는 것은 명백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방해로 '공무집행방해'다. 또한 경위들의 물리력을 동원한 행위는 명백한 '특수공무집행방해죄'다.

다행히 국회 행안위의 불법적 운영은 일단 막을 내렸다. 국회 행안위는 여야 간사간의 합의로 '오는 토요일과 일요일은 상임위를 열지 않고, 28일 월요일 상임위 진행 여부에 대해 좀 더 논의하기로' 여야 간사간에 합의했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18대 하반기 국회 들어 첫 사례인 '질서유지권'은 명백한 불법이었다. 질서유지권의 적용범위는 이미 법원의 판결문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났다. '법치'를 강조해온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소속 상임위원장의 '법대로 운영'을 위해 굳이 기록을 남겨둔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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