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정운찬 국무총리의 거취는 일종의 '바로미터'다. 취임하면서부터 세종시 수정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세종시 총리'로 불리기도 했던 정 총리의 거취 문제는 청와대와 정부가 선거 패배의 의미를 어느 정도로 받아들이는지 보여줄 수 있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일단 정 총리는 당분간 그대로 간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이 대통령이 정 총리를 불러 "내각은 흔들리지 말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정 총리도 6일 서울 보훈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 가슴을 더 열고 (국민의)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고 국민의 뜻을 받들도록 하겠다"며 자리를 지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 총리 유임 기류에 대해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임명권자나 당이 이 문제에 대해서 왈가왈부 할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결정을 내리는 것이 현명하다"며 정 총리의 '결단'을 주문했다.
김 전 수석은 7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정 총리 거취문제와 관련해 "일단 대통령은 임기가 정해지신 분이니까 뭐 그렇다고 치더라도 일단 형식상으로 아마 총리가 내각의 전체적인 책임을 지고 있고, 총리가 주도했던 그 문제(세종시)가 선거에 큰 이슈가 돼가지고 그로 인해 엄청난 패배를 자초를 했을 것 같으면 본인 스스로가 알아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그는 청와대와 정부의 인적 쇄신을 7월 재보선 이후로 미루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일단 선거를 했으면 선거의 참뜻이 무엇이라는 걸 정치권이 이해해야 한다"며 "선거가 대참패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참패했나 하는 본질에 대한 인식이 청와대나 정부나 잘 안돼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전 수석은 또 여론조사 등 선거 직전까지 한나라당 압승이 점쳐지다가 전혀 다른 선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옛날 불란서혁명 때 루이16세의 마지막 일기장을 볼 것 같으면 '이상이 없음' 이렇게 딱 두 단어가 써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혁명을 맞이하게 됐다"며 "이번에 선거하는 과정에서 볼 것 같으면 언론들도 같이 춤을 췄지만 한나라당이 압승한다고 그러니까 그렇게 될 거다 하는 이런 인식을 가지고서 국가운영을 할 것 같으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 불안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이 하반기 이후로 미뤄지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전 수석은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의 경제만을 전제로 해서 생각한다면 유럽에서 전개되고 있는 재정위기가 우리나라에서 출구전략 하자는데 별다른 영향을 갖다 미친다고 보지 않는다"며 출구전략 시행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1/4분기 경제성장률이 8%가 넘었다고 그렇게 얘기하는데 이런 상태라면 숫자 자체로만 보면 상당히 과열현상으로 가지 않나 이렇게 본다"며 "이런 경우라면 우리 나름대로 출구전략을 생각해야 할텐데 한국은행은 그와 같은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기구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중수 한은 총재 임명 이후 한은이 정부와 '정책 공조'를 강조하는 등 독자적인 통화정책보다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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