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없는 뉴민주당플랜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쇄신모임'의 초청으로 '관찰자의 시선'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맡은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정치학 박사)의 눈에 민주당의 현 상태는 어둡기만 했다.
박 대표는 "뉴민주당플랜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지난 10년 무엇을 잘 했고, 무엇을 잘 하지 못 했는지, 무엇을 배웠고 다음에 집권하면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 등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접근이 있어야 한다"며 "뉴민주당플랜은 누군가 자신의 브랜드로 활용하기 위한 말의 상품화 이상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혹평했다.
박 대표는 이어 "지금의 민주당은 과거의 민주당과는 다른 정당, 말의 위선성이 더욱 심해지고 정치엘리트들의 권위는 사라졌으며, 본인들이 어떤 정치인인지 무슨 생각을 갖는 정치인인지 점점 잘 알수가 없어졌다"며 "한나라당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상대편 이상 무슨 기능을 하는 존재인지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대학, 공장, 재래시장, 농촌 등 시민사회 내지 생활세계 속에서 민주당이 발견되나. 한 마디로 말해 사회적 기반 없는 정당, 언론에만 존재하는 페이퍼 정당. 선거 때만 동원하는 페이퍼 당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투표율 높아질까?
그렇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선전 가능성은? 박 대표는 하락 추세인 투표율을 근거로 어둡게 봤다. 박 대표는 "서구 유럽의 경우 최근 투표율이 하락 했다지만 전후 80%에 가까운 투표율을 유지하며 민주주의의 안정성을 지켜왔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민주화 이후 20년 동안 30% 가까이 투표율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인에 대해 박 대표는 "상층은 민주주의를 통해 소득을 높이는 방법에 적응한 반면, 하층은 민주주의가 자신들의 상황을 개선하게 하는가에 대해 매우 강한 회의를 갖게 됐다"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이어진 집권조차 이를 역전시키지 못했고, 혹은 이 집권 경험이 더욱 그런 판단을 강화시켰다고 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무당층이 제1당이 됐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오를지는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에게 이른바 '반MB연합'을 통한 '정권심판론'이 이번 지방선거 전략의 핵심이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지금 야당이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강력한 회의가 오늘의 한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며 "2006년 지방선거에서부터 나타난 한국정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이른바 민주당과 그 지지기반 사이의 유대가 급격히 약화된 것이고, 수도권 호남 및 하층 지지기반의 투표 참여 급감, 도시의 교육받은 개혁적 중산층의 이탈 패턴이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고 진단했다.
'박근혜 당'이 제1야당
막스베버가 강조한 '정치엘리트들의 개성적 매력'의 실종도 원인으로 꼽았다. 박 대표는 "지난 해 10월 재보선 이후 한국 정치에서 제1야당의 지위는 '박근혜 당'이 됐다"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민주당에서조차 박근혜 당으로의 이탈 분위기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은 성과를 얻어도 당의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남겠지만,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민주당 내부 문제로 그치지 않고 야권 재편의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진보야당들도 위기다. 박 대표는 "이른바 '반MB 후보연합'의 지루한 시간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대표되는 두 진보정당의 독자적 기반이 상당히 위협받고 있다"며 "지금 상태로 간다면 한국에서 진보정치의 영향력은 거의 무시될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면서도 박 대표는 "현재의 정치에 실망하고 좌절한 유권자 세계에 매우 강력한 에너지원이 존재하고, 이 측면에 한국 정치를 늘 예측 불가능하게 하고 다이내믹하게 만든다"면서 "누가 이들을 다시 정치의 세계로 초대할 것인가가 여전히 한국정치의 최대 관심"이라고 말했다. 2002년 '노무현 열풍'이 그 예다.
박 대표는 "오늘날 한국정치의 중심 문제는 야당의 문제"라며 "당을 제대로 바꿀 수 있는 사람, 제대로 된 당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한국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 열린우리당 정부, 한나라당 정부로 부를 수 있게 될 때 정당 민주주의는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전에 어떤 정당인가의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고, 결국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어떤 정당을 만들고 복무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그럴 과업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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