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2일 오전 현 전 의원의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임명 사실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현욱 현 수석부의장이 지난달 30일 운영상임위원회를 끝으로 사의를 표했고,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현 전 의원을 수석부의장에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현 신임 수석부의장은 11~12, 14~16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새누리당의 전신이었던 민주자유당에서 원내총무(원대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5선 의원으로 한때 국회의장까지 바라봤던 정치인이었으나 17대 이후 선거마다 고배를 마시며 정치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17대 총선에서는 지역구 현역의원이었음에도 강창일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고, 18대 총선에서는 낙천에 불복하고 탈당해 무소속 출마까지 감행했지만 결과는 강창일 의원의 재선 수성이었다.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지난해 19대 총선에서도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이 김무성 의원을 통해 '내가 대통령이 되는데 현경대 후보의 6선이 꼭 필요하다'는 메시지까지 보냈지만 결국 현역인 강 의원에게 3연패를 당했다.
이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현경대 후보가 사퇴를 대가로 30억을 제의했다'는 주장을 했었지만 후에 법원이 상대 후보에게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징역 1년4월(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는 일도 있었다. 또 그는 이정현 정무수석과 함께 현영희 의원에게 500만 원씩을 차명으로 후원받은 일로 입길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친박 외곽조직 '한강포럼'을 이끌며 강창희 현 국회의장, 김기춘 전 법무장관,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등과 함께 친박 원로그룹 '7인회' 멤버로 정계의 실력자에 복귀했다. 대선 때는 새누리당 제주선대위를 이끌었고 인수위원회 시기에는 초대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 수석부의장 지명이 대선 때 공을 세운 원로에 대한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김행 대변인은 "전에 민주평통 사무총장 하신 분이지 않느냐"며 적재적소 인사임을 강조했다. 현 수석부의장은 실제로 지난 1990~92년 사무총장을 지냈다.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이명박 정부 때 이기택 전 의원에 이어 '극우 인사'라는 비판 여론에도 김현욱 전 의원이 임명됐었고,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이었던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과 후에 통일장관이 되는 이재정 전 의원 등이 지명되는 등 사실상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관행처럼 맡아 온 자리라 '7인회' 등의 전력이 크게 논란이 될 소지는 적다. 통일 분야에 특별한 전문성이 있는 인사가 수석부의장에 지명됐던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김상근 목사(현 6.15 남측위 상임대표)가 지명됐던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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