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덫에 빠진' 그리스, 투기등급 전락

'제2의 그리스' 포르투갈도 강등, 유로존 연쇄부도 우려 증폭

올해초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서서히 죽음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무디스 등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가관들이 '자기충족적인 예언'을 마침내 현실화해 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3단계나 한꺼번에 강등, 그리스의 신용등급은 BBB+에서 정크본드 등급인 'BB+'로 추락했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평가해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락도 예고했다.

S&P는 "그리스 정부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내놨지만 높은 정부부채 부담과 관련된 중기적 재정조달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그리스의 경제와 재정 전망에 대한 평가는 그리스 신용등급이 더 이상 투자등급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정크본드로 추락했다. ⓒ로이터=뉴시스
구제금융 신청 비웃듯 '정크본드'로 강등

그리스의 신용등급 추락은 지난주 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45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한 뒤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S&P는 '제2의 그리스'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지목된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두 단계 하향조정함으로써 유로존 국가들의 연쇄 부도 공포를 떨칠 수 없게 만들었다. S&P는 "포르투갈의 국가 재정 부채 통제 능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신용등급 강등 이유를 밝혔다.

유로존 연쇄 부도 우려가 증폭되면서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도 크게 흔들렸다. 지난해 4월 이래 처음으로 유로당 1.32달러 밑으로 하락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중량급 부도 위기 후보'로 꼽아온 스페인에 대해서도 신용평가등급을 강등할지 주목하고 있다. 유로존 4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스페인마저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그 폭발력은 차원이 다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스페인과 그리스의 상황은 다르다"면서 유로존 위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이미 트리셰 총재는 시장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도 유로존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던 그는 결국 IMF에 손을 벌이는 유로존의 합의를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오락가락 행보를 거듭해왔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유럽증시는 프랑스 3.8% 등 폭락세를 보였고, 뉴욕증시도 다우존스 1.90%, S&P 500 2.34% 등 급락했다. 28일 아시아 증시도 국내 코스피와 일본 닛케이 등 일제히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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