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제2의 그리스'로 급부상… 유로 위기 증폭

유로, IMF 지원 받아야 생존 가능한 화폐로 전락하나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올해 초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서서히 죽음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이 경고가 당사국들만이 아니라 이들 나라를 지켜봐온 사람들에게도 뜨끔하게 느껴지고 있다.

이제 유로화를 공통화폐로 쓰는 유로존 회원국들은 부채위기에 빠진 회원국 그리스를 지원하는 문제를 국제통화기금(IMF)에 맡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이 지배하는 IMF에 유로 국가의 지원을 떠넘긴다는 것은 유로존을 스스로 지킬 능력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면서 유로에 대한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로 비쳐질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것이다.
▲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강등 사태로 유로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포르투갈 신용등급 강등, 전망도 '부정적'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4일 포르투갈도 국제평가기관 피치에 의해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피치는 현재 AA인 포르투갈의 등급을 AA-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미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AA-보다 한 단계 아래인 A+로 내렸고, 무디스는 아직 AA에 해당하는 Aa2를 유지하고 있지만, 피치와 S&P처럼 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스에 대해서는 아예 "디폴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가 노골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관련 기사: 펠드스타인, "그리스, 디폴트 불가피")

UBS투자은행의 이코노미스트 폴 도너번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이 첫번째 주요 경제위기를 다루는데 실패한다면 그리스는 어느 시점에 디폴트를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기세력의 1유로=1달러 베팅, 현실화되나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그리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25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도 합의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10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는 1.3306달러까지 하락하며 유로화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했다.

이와 관련, 유럽중앙은행(ECB)의 로렌조 비니 스마기 이사는 "IMF의 지원을 요청한다는 것은 유럽이 제집도 지킬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IMF에 손을 벌리는 것은 유로화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유로의 이미지가 국제기구의 외부 지원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는 통화가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시장에서는 조지 소로스를 비롯한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이 1유로=1달러에 베팅하면서 유로화의 몰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유로화가 추세적인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이미 현실화됐다.

그리스 사태의 초기만 해도 EU의 자체 해결 능력을 기대하며 유로는 달러 대비 1.38달러 선을 오르내렸지만, 이제 1.33 달러로 하락했다. 또한 얼마 못가 1.28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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