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연구, '난자의 상업화' 부를 것"

조주현 교수 "여성의 몸을 단순 '난자 소유자'로 봐"

"앞으로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 세포 연구가 본격화될수록 여성의 난자는 무한정 필요할 것이다. 과연 자발적인 증여만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곧 '난자 시장'이 생기고 대대적으로 '난자의 상업화'가 진행될 것이다. 생명과 탄생에 있어 여성들의 지위는 한낱 '난자 소유자(egg owner)로 격하될 위험에 처해 있다."

***"여성의 몸과 생산능력, '국부(國富)창출의 자원이자 도구'로 전락 위험"**

"온 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배아 줄기 세포 연구'는 과학자의 연구할 권리, 기업의 투자할 권리,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만을 전면에 부각하고 있다"며 "여기에서 여성의 몸의 권리는 '자원'으로만 인식되며 철저히 무시되고 있고, 이는 향후 위험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조주현 계명대 여성학 교수는 21일 세계여성학대회 '젠더와 과학기술' 분과 회의에서 "전세계적으로 배아 연구를 국가적으로 허용ㆍ지원하는 나라는 한국, 영국, 중국, 싱가폴뿐"이라며 "특히 한국에서는 난자를 증여한 여성의 5~10%가 과배란제를 맞으며 난자 채취 과정의 후유증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불임 심지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전혀 부각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팀은 이번 실험에서 여성 18명에게 과(過)배란을 유도해 난자 1백85개(30세 미만 여성 10명으로부터 1백25개, 30세 이상 8명에게서는 60개)를 채취했다. 여성들은 배란 유도 주사를 맞으면 한 번의 배란주기에 한 사람당 평균 8~10개의 난자가 추출된다.

***"향후 '난자의 상품화' 급격히 이뤄질 것"**

조 교수는 또 "줄기세포 연구가 진전될수록 더 많은 난자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여성의 난자에 대한 시장이 형성되고 '난자의 상품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이라며 "여성의 몸은 '국부 창출'의 자원으로서만 인식되고 그 목적 실현의 '도구'로 무제한 착취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30세 이하 여성들은 치료용 복제 배아를 만드는 데 있어 성공률이 높아 이 시장의 주타깃이 될 수 있다"며 "과거에는 결혼과 가정에서 조절되고 국가 캠페인으로 통제되던 여성의 생산능력은 이제 남성과학자들이 주도하는 '생명과학기술'을 통해 도구로서 시장에 던져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조주현 교수는 "국부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며 무제한 추진되는 생명과학이 여성의 몸과 건전한 생식 능력을 단순한 자원으로 보는 것을 비판하고 제어해야 한다"며 "이는 인권으로서 지역, 국가, 세계적 차원에서 고려돼야 한다. 발전(Development)은 단순한 GDP 숫자의 증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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