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광우병 쇠고기' 대량 리콜 사태

북아일랜드에서 이탈리아까지 공포 확산…우리는?

유럽이 또다시 광우병의 공포에 휩싸였다. 광우병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쇠고기가 '누군가의 실수로' 영국 전역은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에까지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레코드>는 11일 "쇠고기 협동조합(THE Co-op) 상점들에서 파는 다양한 종류의 쇠고기 제품이 전량회수(리콜)에 들어가거나 가판대에서 치워졌다"면서 "이와 관련된 쇠고기를 산 소비자는 그것을 먹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점인) 아스다(ASDA)에서 팔린 소 간(肝) 또한 전량회수 조치됐다"고 전했다.

문제의 쇠고기는 지난달 25일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도축된 뒤 같은 날 도축된 다른 육류 제품들과 섞인 채 영국 전역은 물론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각국으로 팔려나갔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만 2000곳이 넘는 쇠고기 판매점들이 리콜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또 쇠고기 협동조합(THE Co-op)과 아스다는 수천 만 파운드의 쇠고기를 전량회수하는 데 따른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 광우병 검사를 받지 않은 쇠고기의 전량회수(리콜)를 알리는 영국 식품기준청(FSA)의 인터넷 홈페이지 화면. ⓒ프레시안

이번 사태는 문제의 쇠고기가 30개월 령 이상이었는데도 광우병 감염 검사를 받지 않은 채 버젓이 유통됨으로써 발생했다. 이미 광우병 파동을 겪은 적이 있는 영국은 30개월 령 이상인 가축은 모두 광우병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쇠고기 협동조합(THE Co-op)의 대변인은 "회사(쇠고기 협동조합)는 정확히 어디서 쇠고기(점검)에 대한 위반이 발생했는지 알 수 없다"면서 "영국 상점들 가운데 어느 곳에서도 이런 위반이 발생했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사전 예방조치로서 상품을 전량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 관리가 그냥 이 동물의 출생일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식품기준청(FSA)의 데이빗 스타뎀은 "척수 등 문제가 된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부위는 판매 전에 모두 제거되었으므로 혹시 감염된 제품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그러나 광우병 관련 규제에 대한 위반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므로 우리는 이런 위반이 발생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예방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6일께 미 농무부 '쇠고기 협상단' 방한

이와 관련해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의 박상표 국장은 "영국에서 발생한 광우병 쇠고기 리콜 사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국내 소비자들에게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일 미국산 쇠고기에서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유통시스템으로는 문제의 쇠고기에 대해 리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농무부는 오는 16일께 척 램버트 농무부 부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쇠고기 협상단'을 우리나라에 파견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번 방한에서 최근 수입이 재개된 30개월 령 미만 소의 순수 살코기 외에 뼛조각이나 갈비뼈에 대한 수입도 허용하라는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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