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조사결과 비공개, 美업체에 피해줄까봐…"

농림부 김창섭 과장 "관련 회의록은 나중에 공개"

농림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미국 측과 가진 회의의 회의록을 은폐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또 농림부는 미국 현지의 쇠고기 수출작업장에 대해 조사해 놓고도 타이슨푸드, 카길 등 미국 거대 농업회사의 피해를 고려해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기갑 "美 쇠고기 수입 재개 회의록, 농림부가 은폐했다"
  
  국회 농림수산위원회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은 4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토론회에서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한 공식 회의의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2005년 상반기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를 논의한 회의는 2005년 2월 28일, 4월 19일, 6월 5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열린 '한미 광우병(BSE) 전문가 회의다. 강기갑 의원은 "이 회의의 회의록 공개 요구에 대해 농림부는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기갑 의원은 "이뿐만 아니라 농림부는 10월 19일에 열린 국내 광우병 전문가의 비공식 회의, 11월 29일과 12월 24일에 열린 가축방역협의회의 회의록을 제출하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회의록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만일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았다면 이는 더욱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농림부 가축방역과 관계자는 <프레시안>의 확인 요청에 회의록이 없음을 시인했다. 그는 "한미 BSE 전문가 회의는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았다"며 "왜 회의록이 꼭 작성돼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답했다.
  
  농림부 "현지조사 결과, 미국 수출업체에 피해 줄까봐…"
  
  그러나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회의록이 작성된 게 있다"고 다른 말을 했다. 그는 "이번 주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공식 재개하면 그 후에 회의록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창섭 과장은 이어 "미국 쇠고기 수출 작업장을 현지조사한 결과를 공개하지 못한 것은 미국의 쇠고기 수출업체가 불가피하게 피해를 입을 가능성 때문이었다"며 "작업장이 불량으로 지적되면 이미 일본으로 쇠고기를 수출하고 있는 (미국의) 해당 업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림부가 지난 5월에 점검한 미국 내 37곳의 쇠고기 수출작업장 중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은 타이슨푸드(3곳), 카길(2곳), 스위프트(1곳), 워싱턴비프(1곳) 등의 작업장이다. 타이슨푸드, 카길, 스위프트는 미국 육류가공 분야의 상위 3대 기업으로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 육가공 산업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강기갑 의원실 관계자는 "김창섭 과장의 발언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 거대 농업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해 왔다는 것인데, 이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을 책임 진 공무원이 할 소리냐"고 꼬집었다.
  
  정부 11월에 '미국 쇠고기 위험하다' 보고받기도
  
  강기갑 의원은 "2005년 11월 농림부 가축방역협의회에 제출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검토 보고서'도 분명히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정부는 2006년 1월 13일 협상을 타결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떳떳하다면 관련 자료를 은폐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는 한미 FTA 추진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해야 했기 때문에 그동안 관련 자료를 국민에게 공개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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