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노피 올랐던 요금수납원, 이번엔 무기한 단식

두 노동자 "비상식적인 현실 바꾸기 위한 마지막 결단"

추석을 앞두고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진행했던 요금수납원이 설날을 앞두고는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간다.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지부 지부장과 유창근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지회장이 1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반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1500여 명은 작년 7월부터 한국도로공사가 진행하는 '자회사 설립 후 고용'이 아닌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대법원에서는 요금수납원을 직접 고용하라고 판결하고 있으나, 한국도로공사는 2015년 이후 입사한 노동자들은 불법파견이 아니라며, 노동자 개개인별로 판결을 다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019년 12월 6일 김천지원은 2015년 이후 입사자는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도로공사 주장을 배척하여 모두 불법파견으로 판단하며 이들을 도로공사 직원으로 판결했다. 2019년 12월 24일. 수원지법에서도 근로자지위보전 가처분 결과, 2015년 이후 입사자는 도로공사 직원의 지위에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그렇게 판결을 받는 사이 대다수 요금수납원들은 계약만료와 함께 해고되거나 자회사로 고용된 상태다. 현재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은 2015년 이후 입사자는 150여 명이다.

작년 12월 말 한국도로공사와 톨게이트지부 간, 수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두 명의 노동자가 단식에 나서는 이유다.

도명화 지부장과 유창근 지회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오늘 단식에 돌입한다"며 "너무나도 당연하게 해결되었어야 할 집단해고 사태가, 잔인하고 비상식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현실을 바꾸기 위한 마지막 결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사태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불법파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탈법적 권력남용으로 자회사를 밀어붙여 발생한 초유의 사태"라며 "이 사태해결에 정치는 실종되고, 공공기관의 자정적 능력은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2015년 이후 입사자를 포함해 1심에 계류 중인 요금수납원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을 '해제조건부' 근로계약 형태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해제조건부'를 적용할 경우, 이후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승소한 수납원은 직접 고용이 유지되고, 패소한 조합원은 고용계약 효력이 소멸된다.

그간 도로공사는 2015년 이후 입사자 중 자회사로 전환에 동의하지 않은 150여명에 대해서는 임시직 기간제로 우선 채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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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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