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자이자 상고사 연구가였던 최태영(1900~2005)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최태영전집>(최태영 지음, 김유경 정리, 눈빛 펴냄)이 나왔다.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난 최태영 선생은 일제강점기 메이지대학 영법학과에서 영미법철학을 전공해 한국 최초의 법학 정교수가 됐다. 이후 경신학교의 2차 설립자가 됐고 서울법대학장을 지냈다. 대한민국 법전편찬위원, 고시전형위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을 역임했다.
평생 학자로 지낸 선생은 법학에서 시작해 상고사로 지평을 넓혔다. 선생은 생전 "법학 연구의 이면이 고대사 연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1백세 평생 연구하는 생을 선생은 살았다.
1차분으로 나온 전집 1~3권의 각권은 '나의 근대사 회고', '한국 고대사를 생각한다', '한국 법철학 연구'로 나뉜다. 2권과 3권이 선생 연구의 정수를 모았고, 1권은 한반도의 격동기를 지난 선생의 삶을 정리한 회고록이다.
선생은 회고록에서 친일파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상에서 투쟁한 기억, 정신대와 학도병 지원연설을 피해가며 조선 학생을 보호한 기억 등을 남겼다. 선생은 조선인 교육자로서는 유일하게 일본어상용정책에 공식 반대하는 연설을 남기기도 했다. 법철학 연구자료로뿐만 아니라, 근대 한국 역사 기록물로서도 전집이 가치를 지닌다.
선생은 아울러 고문자와 일본 고서적을 통해 한국 상고사를 연구하기도 했다. 고조선 개국자 단군이 실존인물이었음을 실증하려 관련 자료를 찾기도 했다.
선생이 생전 남긴 회고록과 선생의 학술원 동료였던 고 황적인 전 서울법대 교수의 제의에 따라 김유경 전 경향신문 문화부장대우가 정리한 관련 원고들을 묶어 전집이 탄생했다.
전집은 총 9권 분량으로 계획됐다. 출판사는 앞으로도 '중국 법철학 연구', '서양 법철학 연구', '히브리법 토라 연구', '중국 상자 연구', '해상왕 장보고 관련 사료', '최태영 법학 논문집'을 순차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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