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폭우로 인한 재난 상황에 부실 대응 논란을 일으킨 일부 공직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 "시민들이 국민들이 죽어가는 그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아주 엄히 단속하기 바란다"고 했다.
지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폭우가 쏟아진 지난 20일 강원도 홍천군의 한 식당에서 열린 야유회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고 춤을 춘 백경현 구리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공개된 영상이 촬영된 시점은 구리시에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 피해가 발생해 공직자들이 새벽부터 비상 근무를 하던 상황이었다.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는 신상필벌이 참으로 중요하다"면서 "열심히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많이 보인다. 우수 사례 모범 사례들을 최대한 발굴해서 사회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아직도 실종자들이 다 확인되지 못하고 있는데 실종자 수색, 그리고 응급 피해 복구, 주민들의 일상 복귀를 돕는 모든 정책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그러면서 조속한 특별재난지역 선정과 특별교부세 지급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우리 국민 한 분 한 분이 겪는 삶의 고통에 대해서 좀 더 예민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번 장마 폭우를 보면서 기존의 방식과 시설 장비 대응책만으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인공지능 이런 것도 유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유형별로 자연재해에 대한 종합 대응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죽음이 너무 많다"며 "재난 재해로 인한 사망도 많고, 일터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사례도 너무 많고, 조심하는데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도 너무 많고, 극단적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자살 사례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축에 속한다"고 열거했다.
특히 "최근 산업재해 사망은 돈을 벌기 위해 비용을 아끼다가 생명을 경시해서 생기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돈 벌어서 먹고 살겠다고 간 일터가 죽음의 장이 되어서야 되겠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고 간 삶의 현장이 죽음의 현장이 돼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일이 최소화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산업재해 사망 현장을 한 번 조속한 시간 내에 방문해서 현황과 대응책을 강구해 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날 시작된 민생 소비쿠폰 지급과 관련해 "소득 지원 효과도 있지만 더 크게는 핵심적으로는 소비 지원, 소비 회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각 부처 단위로 추가적인 소비 진작 프로그램을 준비해 달라"고 했다.
아울러 "소비 쿠폰을 지급하지 않을 때도 이런저런 핑계로 물가가 납득할 수 없는 정도로 자꾸 오르던데, 물가 관리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임명이 완료돼 이날 처음 국무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에게 소회 발언을 권유했다. 이에 정성호 법무부, 김성환 환경부, 정은경 보건복지부, 구윤철 기획재정부, 조현 외교부, 윤호중 행정안전부, 김정관 산업부, 김영훈 노동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순으로 부처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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