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후부터 단식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자세한 취지는 현장에서 말씀드리겠다"고만 했으나, 한국당에 따르면 여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처리와 지소미아 등 외교안보 문제, 경제 문제까지 '총체적 국정 실패'가 명분이라고 한다.
황 대표는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하면서 "현재의 위기 상황 극복"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당시 "대한민국의 명운이 벼랑 끝에 서 있다"면서 "앞으로 보름 동안은 이 나라가 자유와 번영의 길로 갈 것이냐, 아니면 굴종과 쇠퇴의 길로 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운명적 시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황 대표는 앞서 지난 9월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투쟁을 감행했다. 이번 단식농성 장소도 청와대 앞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황 대표는 당 안팎에서 리더십 논란을 겪고 있다. 김세연·김태흠 의원 등이 불을 지핀 인적 쇄신 논란이 드높지만 황 대표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오히려 황 대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친박계·영남 의원들은 김세연 의원의 주장을 "먹던 우물에 침 뱉는다", "오버한다"며 공격하기도 했다.
총선을 앞두고 추진해 온 "우파 대통합" 즉 보수진영 통합 논의도 유승민계가 한국당의 진의를 의심하고 나서면서 주춤한 상태다. 인재 영입도 박찬주 예비역 육군대장 사태로 논란만 빚었다. 전날 홍익대 앞에서 연 청년정책비전 발표에서는 청년들로부터 "노땅정당", "셰임(shame)보수", "이명박근혜 정책 그대로" 등 쓴소리가 쏟아졌다.
주요 총선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적 쇄신 △보수 통합 △인재 영입 △중도·무당층·청년·여성으로의 확장이 모두 난항을 맞고 있는 가운데 황 대표가 청와대 영수회담 제의에 이어 단식투쟁을 들고 나온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의심어린 시선이 나오고 있다. 김세연 의원이 불을 지핀 지도부 용퇴론을 우회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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