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을 직격한 것은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찬성한 후폭풍이다. 심상정 당 대표가 지난 21일 전국위에서 "정의당은 고심 끝에 조국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 임명권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정의당 결정이 국민적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 배경에는 당원들의 동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4일에는 정의당 당원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최근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교수는 이날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최근에 (탈당계를) 냈다"면서, 탈당 이유가 조 장관에 대한 임명 찬성 결정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 다 포함해 이것저것 세상이 다 싫어서"라고 답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진 교수에게 당적 유지를 설득했다고 한다. 진 교수는 "아마 (탈당 처리를) 안 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탈당계 제출은 사실이나 지도부가 만류해 탈당계가 수리되지는 않았다"며 "현재 진 교수의 당적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후 "일부 언론이 말하는 '탈당 러시'는 사실이 아니다. 8, 9월은 매년 군 입대나 학업 복학, 직장 이동 등 계절적 요인으로 탈당이 늘어나는 시점"이라며 "'조국 사태'로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소속 조승수 전 의원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 경찰에 입건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조 전 의원은 지난 22일 새벽 1시께 울산 북구에서 앞서가던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 기사가 부상을 입었고, 경찰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의원은 17·18대 국회의원, 울산시당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 2003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입건된 바 있다. 정의당 울산시당은 "조 전 의원은 현재 당직은 없지만 울산시당의 주요한 인사로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만큼 도의적 책임을 느끼며,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시당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당의 절차와 내규에 의거해 엄격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의원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어 "저의 불찰과 어리석음으로 인해 노회찬재단과 후원회원, 정의당과 당원들께 큰 누를 끼치게 돼 정말 송구하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는 "23일부로 노회찬재단 사무총장직 사퇴서를 재단 이사장에게 제출했다. 다가오는 총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며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정당 지지율은 23일 YTN-리얼미터 조사에서 전주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5.3%로 집계됐다. 하락 폭은 크지 않지만, 2주 연속 하락이다. 의석 수는 적지만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에 이어 지지율 3위를 지켜 오던 정의당은 이번 조사에서 바른미래당(6.2%, 전주 대비 1.0%포인트 상승)에 자리를 내주며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지난 20일 한국갤럽 자체 조사에서도 정의당은 1%포인트 하락한 7%로, 반대로 1%포인트 상승한 바른미래당과 동률 3위(민주당 38%, 한국당 24%)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16~20일 전국 성인남녀 3010명 대상, 갤럽 조사는 17~19일 1000명 대상 시행. 두 조사 모두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의당 관계자는 "당 차원의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심 대표가 전국위에서 강조했듯, 국정감사를 앞두고 불평등과 기득권을 타파하는 방향으로 본격적 기치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당시 조 장관 거취 문제와 관련해 "특권과 차별에 좌절하고 상처받은 청년들과 당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하는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다"며 "기필코 사법개혁과 정치개혁을 완수해서 근본적인 사회개혁으로 응답하겠다. (또한) 노동·민생·경제 분야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단호히 비판하고 경쟁해 나갈 것이고 그것이 일관된 우리 당의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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