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검사와의 대화'처럼…조국 "검사들 직접 만나겠다"

검찰개혁 속도전…"검사 지도·근무평정 재검토, 국민 개혁 제안 공모"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이며 검찰 개혁 '속도전'을 시작했다. 특히 검찰 조직 개혁과 관련해 조 장관이 직접 검사들과 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갖겠다고 밝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를 연상시킨다.

조 장관은 16일 법무부에 한 업무 지시에서 "검찰국은 검사에 대한 지도방법 및 근무평정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검사 복무평정 규칙' 개정 여부를 신속하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검사의 근무평정 등 인사 관리는 법무부의 소관 업무이고, 지난 2018년에도 복무평정 규칙 개정이 한 차례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조 장관 본인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조 장관은 또 새로 구성한 '검찰개혁 추진 지원단'과 검찰국에 "검찰 조직문화 및 근무평가 제도 개선에 관한 검찰 구성원의 의견을 듣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라"며 "장관이 직접 검사 및 직원과 만나 의견을 듣는 첫 자리를 9월 중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와 함께 "전국에서 근무하는 검사 및 직원이 직접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온라인 의견 청취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도 했다.

특히 검사 등 법무부 내부뿐 아니라 일반 시민을 상대로도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조 장관은 예고했다. 검찰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 추진 지원단에 대해 "법무·검찰 개혁이 국민을 위해, 국민과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온라인 등으로 법무·검찰 개혁에 관한 국민 제안을 받는 방안을 시행하라"고 지시하며 "개진된 국민 제안 의견은 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하는 등 제도 개선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조 장관은 "국민 제안의 활성화를 위해 대국민 홍보를 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앞서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서도 "장관으로서 검찰 수사와 기소를 포함한 법무행정 일반이 헌법 정신에 맞게 충실히 운영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감독할 것"이라며 강한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조 장관은 "조직 개편, 제도와 행동 관행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시행령·규칙·훈령은 물론 '실무 관행'이라고 간과했던 것도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조 장관은 자신과 가족 등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저는 장관으로서 제 친인척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거나 보고받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억측이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면서 "수사를 일선에서 담당하는 검사들의 경우, 헌법 정신과 법령을 어기지 않는 한 인사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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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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