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합병'이 합법적이라는 엉터리 '국제법' ②

[한일협정, 무엇이 문제인가] ②

김민웅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가 '한일협정, 무엇이 문제인가?'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지금 일본은 과거사 문제를 빌미로 한국에 '무역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선전포고도 없이 사실상 '경제 전쟁'을 선언한 셈입니다. 현 상황은 매우 엄중합니다. 한일 관계에서 이른바 '1965년 체제'를 전환해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1965년 체제'는 비단 한일 관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동북아 질서와 한일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1965년 체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차분히 되새겨봐야 합니다. 그 시작점은 1965년 박정희 정권이 체결한 한일기본조약(한일협정)입니다.

김민웅 교수가 한국어와 일본어로 '한일협정은 무엇인가'에 관한 글을 문답형으로 정리했습니다. <프레시안>은 김 교수의 '한일협정, 무엇이 문제인가'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 글이 한국과 일본의 독자들에게 널리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3)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에서 "한국제외" 방침이 결정된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네요. 게다가 이걸 미국이 결정했다니, 1945년 8월 15일, 우리는 해방이 된 거 잖아요? 그래서 독립된 주권국가가 된 거구요. 미국은 도대체 우리 한국을 뭘로 본 거에요?

해방된 나라가 아니라, 일본의 지배가 종료된 나라로 본 것뿐입니다. 이 이야기는 조금 낯설거나 복잡한 내용을 가지고 있으니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들어보세요.

(3-1) 하지만 그게 그거 아닌가요? 식민지에서 해방되었으면 독립국가가 되는 게 당연하지요.

1945년 "한국에 대한 권위의 이양(Transfer of Title to Korea)"이라는 국무부의 문건은 "점령 자체는 영토에 대한 주권의 변경을 초래하지 않는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일본의 패전으로 한반도 남쪽에 미군정이 시작되었지만 그렇다고 1.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주권이 해체되었다거나, 2. 그 주권이 한국인에게 반환되었다, 고 하지 않은 것입니다.

(3-2)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전쟁에서 진 상대방의 영토를 점령했다고 그 땅이 곧 점령자에게 귀속(歸屬)되거나 또는 원래의 주민에게 그 권한이 반환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에요.

달리 말해서 일본이 국제법적 주권의 영향력을 행사한 조선을 미국/소련이 점령했다고 해서 그 땅에 대한 주권을 미군정/소련군정이 곧바로 가질 수 있다거나 조선/한국사람이 그 주권을 돌려받아 행사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 195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식.

(3-3) 그러니까 주권을 빼앗긴 식민지 상태가 계속 되고 있었다는 이야기네요?

주권(sovereignty)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에게 행사하는 통치권인 대인주권(對人主權/imperium)과 땅, 바다, 하늘에 대한 영토주권(領土主權/dominium)이 있답니다.

국무부 문건은 조선에 대한 일본의 대인주권은 패전으로 효력이 정지되었지만, 영토주권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논리입니다. 국제법상, 대인주권의 행사(行使)는 미군정이 하는 것이 되는 거구요.

(3-4) 네? 그러니까 1945년 8월 15일 조선에 대한 영토주권을 가진 나라는 여전히 일본이라는 말인가요?

국제법상 일본이 조선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을 공식화해야 이 문제가 풀리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전승국인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한 관리를 위해 통치권을 발동하려면 신탁통치를 실시하는 방식이 되는 겁니다.

해방 후 남한에서 정치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었던 신탁통치안은 미국이 해석한 이런 국제법적 배경이 있답니다.

(3-5) 그래도 우리 한국이 임시정부도 가지고 있었고 오랫동안 독립투쟁도 했으니, 일본의 패전과 함께 우리가 주권국가로서의 권리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도 자동적인 것 아닌가요?

그래야 마땅하지요. 그러나 미국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미군정 법무부의 조선의 국제법적 지위에 대한 다음의 해석과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일본은 1945년 9월 2일 포츠담 선언을 승인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주권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적대관계의 종료는 한국을 합병 이전으로 복귀시키거나 한국의 새로운 국가수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한국의 해방은 한국인의 혁명운동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지배는 전승국의 결정에 의해 끝났으며... 한국이 국가들 사이에서 독립된 국가로 간주될 때까지 한국의 주권은 정지상태(abeyance)였다..."

샌프란시스코 미국 특사 덜레스는 "미국은 한국 임시정부를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고 "독립투쟁도 개인적 행위에 불과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임시정부 요인(要人)들이 해방후 미군정에 의해 개인자격으로 귀국하게 되는 것도 모두 이런 미국의 한국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3-6) 그렇게 조선에 대한 일본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것은 1910년 '한일합병(韓日合倂)'이 국제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이 되는 거 잖아요?

그렇습니다. 미국은 1910년 한일합병의 국제적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로서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지만.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체제는 식민지를 지배했던 전승국의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문제 또한 있었기 때문입니다.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이 국제법적으로 정리되는 것은 너무나도 중대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야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reparations)이 가능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이런 논의와 틀을 봉쇄하고 말았습니다. 일본은 이런 틀을 자신의 식민지 지배 합리화에 적극 활용합니다.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역사가 아니지요? 이 또한 차근차근 정리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다시 강조하고 강조하건데 '한일합병'의 국제법적 불법성을 확인하고 주장하는 것은 한일협정, 한일관계의 모든 사안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계속)


[韓日協定、何が問題なのか]

(3)サンフランシスコ講和会議で"韓国を除く"方針が決定されたのは本当に理解しにくいことです。

ましてこのことをアメリカが決定したというなんて、1945年8月15日、私たちは解放されたのではないでしょうか?そして独立した主権国家になりました。アメリカは一体私たち韓国をなんと思っているのでしょうか?

解放された国ではなく、日本の支配が終わった国とだけしか見ていなかったのです。このことは少し聞きなれない複雑な内容を呈しているので、気持ちをしっかり引き締めて聞いてください。

(3-1)しかしそれはおかしいでしょう?植民地から解放されたら独立国家になるのが当然でしょう。

1945年"韓国に対する権威の移譲"という国務部の文書では"占領自体が領土に対する主権の変更をもたらさない"と記されています。
日本の敗戦で韓半島の南側に米軍政が始まったのですが、だからといって
1.韓半島に対しての日本の主権が解体されたとか
2.その主権が韓国人に返還されたというものではなかったのです。

(3-2)どういうことかがよくわかりません。

戦争で負けた相手の領土を占領したからといって、その領土がすぐに占領した側に帰属されたり、又原住民にその権限が返還されるというのではないということです。

他の言い方をすれば、日本が国際法的主権の影響力を行使した朝鮮を米国/ソ連が占領したといって、その土地に対する主権を米軍政/ソ連軍政が直ちに持てるとか、朝鮮/韓国人がその主権を返してもらって行使することが出来るというものではないということです。

(3-3)要するに、主権を奪われた植民地状態が引き続き続いていたということですね?

主権はその地域に住んでいる住民に対する統治権である対人主権と、土地、海、空に対する領土主権があると言われます。
国務部文書では、朝鮮に対する日本の対人主権は敗戦で効力が停止しましたが、領土主権は依然として有効だという論理です。国際法上、対人主権の行使は米軍政がするということですね。

(3-4)
え?だからといって1945年8月15日朝鮮に対する領土主権を持つ国が未だ日本ていうことなのですか?

国際法上、日本が朝鮮に対して一切の権利を放棄することを公式化すればこの問題は解決するのです。

そうではない状況で戦勝国のアメリカがこの地域の管理のために統治権を発動しようとすれば信託統治を実施する方式になります。
解放後南側で政治的に大きく問題になった信託統治案は、アメリカが解釈したこのような国際法的背景があったということです。

(3-5)それでも私たち韓国が臨時政府も持っていたことと、長い間独立闘争も行なっていたので、日本の敗戦とともに私たちが主権国家としての権利を得ることは、当然であり自然なことではないのでしょうか?

至極当然のことでしょう。
しかしアメリカの考えは違っていました。

米軍政国務部の朝鮮の国際法的地位に対する次の解釈と主張をどのように思われますか?
ー"日本は1945年9月2日ポツダム宣言を承認する事で韓国に対する主権を剥奪された.....
しかし敵対関係の終わりは韓国を併合前の状態に復帰させることや、韓国の新しい国家樹立に繋がることではない...韓国の解放は韓国人の革命運動で達成されるのではない。韓国に対する日本の支配は戦勝国の決定により終了し.....韓国が国家間で独立した国として見なされるまで韓国の主権は停止状態だった....."

サンフランシスコ 米国特使ダレスは"アメリカは韓国臨時政府を承認したことがない"と言って"独立闘争も個人的な行為であったに過ぎない"と言いました。臨時政府要人たちが解放後米軍政により大韓民国臨時政府としてではなく、個人の資格として帰国するようになったことも全てこのようなアメリカの韓国に対する考えによるところでした。

(3-6)そのように朝鮮に対する日本の主権を認めることは1910年〈韓日併合〉が国際法的に何の問題も無かったということになるのではないでしょうか?

そうです。
アメリカは1910年韓日併合の国際法的不法性を認めませんでした。私たちとしては怒りが爆発するところですが。

サンフランシスコ講和条約体制は、植民地を支配していた戦勝国の利害関係を調節する問題もあったためです。植民地支配の不法性が国際法的に整理されるのはあまりにも重大な問題でした。そうすれば"不法行為に対する賠償が可能になるからです。"

アメリカはこのような論議と枠組みを封じてしまいました。日本はこのような枠組みを自国の植民地支配合理化に積極的に活用しました。国際法という枠組みが超大国中心、植民地体制維持を正当化する限り歴史的正義の実現は相当難しくなるのです。

簡単に整理することの出来る歴史ではないでしょう?このことも順々に丁寧に整理してお知らせします。

再度強調に強調を重ねますが、
〈韓国併合〉が国際法的不法性を確認して主張することは韓日協定、韓日関係の全ての事案を明確に整理する最も重要な出発点です。

(번역 : 재일교포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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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미국 진보사학의 메카인 유니온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화독법>, <잡설>, <보이지 않는 식민지> 등 다수의 책을 쓰고 번역 했다. 프레시안 창간 때부터 국제·사회 이슈에 대한 연재를 꾸준히 진행해 온 프레시안 대표 필자 중 하나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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