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와 회담 마친 강경화 "한일 안보 틀 검토할 수밖에"

일본 수출 통제 이후 한일 외교장관 마주 앉았지만…입장 차만 확인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처음으로 한일 외교장관이 마주 앉았지만 양측은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회담을 마무리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일 군사 정보 보호 협정(GSOMIA)의 파기를 암시하기도 했다.

1일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강 장관은 GSOMIA 유지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내일 (일본)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의 원인이 안보상의 이유로 취해진 거였는데, (그렇다면)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해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GSOMIA 파기와 관련한 언급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그는 또 미국이 분쟁중지협정 검토를 촉구했다는 보도와 관련 "중재 이전에 통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 간에는 협의를 통해서 해결을 찾아야 하는 데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 1일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만난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악수한 뒤 각자의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담에서 한일 양측은 각자의 입장을 말했지만 그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직후 방콕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측 반응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양측 간 간극이 상당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강 장관이)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화이트리스트 제외조치를 보류·중단해줄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경우 관계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오는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뤄진 이날 만남에서 한일 양국이 이와 관련한 극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현재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추후 예정돼있는 한미, 미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등을 통해 한일 양측의 첨예한 대립이 누그러질 수 있을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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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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