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회동 참석도 취소하고 왔는데..." 이재명 항소심 '빈손 공판'

검찰의 '자충수'?...증언 거부에 불출석 속출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빈손 공판'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 측 증인들이 줄줄이 증언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수원고법 형사2부(재판장 임상기)는 24일 오전 10시 이 지사의 항소심 3차 공판을 열었지만, 검찰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이 지사 친형 이재선 씨 회계사무소 전 직원 오모 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5분 만에 휴정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에 예정돼 있던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시도지사 간담회 참석도 취소하고 재판정에 출석한 상태였다.

앞서 지난 22일 항소심 2차 공판에서는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전 성남시장 비서실장 윤모 씨가 증언 거부권을 행사해 검찰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윤 씨는 검찰에 의해 이 지사와 공범으로 기소된 상태로, 본인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증언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검찰의 자충수 아니냐'는 촌평이 나왔다.

이날 오후에도, 출석하기로 예정된 증인 두 명 중 한 명인 이재선 씨 지인 임모 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 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선 씨의 친구 남모 씨도 변호인 심문 도중 "(심문을) 거부하겠다"고 말하고 퇴정하는 등 검찰 입장에서 당혹스러운 상황들이 계속 발생했다.

남 씨의 심문 과정에서 쟁점은 이재선 씨가 평소에 정신질환 증상을 드러낸 적이 있는지 여부였다. 남 씨는 관련해 "(정신적으로 이상행동을 한 사실이) 제 기억으로 교통사고 전엔 없었다"며 "(이재선 씨 사무실 방문 시에도 직원들과) 별문제 없이 지내는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검찰 측은 남 씨가 "재선 씨가 사람들을 이유 없이 해치거나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사의 변호인이 남 씨의 계정으로 보이는 트위터에 "이재선 씨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온 것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질문하자 남 씨는 "트위터는 익명성을 담보로 하는 것인데, 그게 나인지 (변호인 측은) 어떻게 알았느냐"며 "(변호인의 심문을) 거부하겠다"고 말한 후 퇴정해 버렸다.

경기도 관계자는 "오늘 시도지사 간담회는 대통령에게 경기도정을 설명할 수 있는 자리로, 후반기 경기도정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리"라며 "이렇게 허무하게 오전 공판이 끝나니 시도지사 간담회 불참이 더욱 아쉽다"고 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4∼8월 친형 이재선 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을 지시하는 등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었다. 1심에선 무죄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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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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