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의총, 김관영 불참 속 결론 못내고 흐지부지

24명 중 9명만 참석…"권은희·오신환 사개특위 복귀" 촉구

여야 4당 패스트트랙 연대의 열쇠를 쥔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별다른 파장 없이 끝났다. 사퇴 압박까지 받던 김관영 원내대표는 불참했고, 의총 소집을 요구한 13명 가운데에서도 불참자가 나와 참석자는 9명에 그쳤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오후 의원총회 결과 브리핑에서 "참석자들은 김 원내대표가 오신환·권은희 의원의 (사개특위 위원) 강제 사보임에 대해 사과한 만큼 순리대로 결자해지에 나설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며 "김 원내대표는 오·권 의원을 원래대로 사개특위에 복귀시켜야 한다. 이런 조치만이 현재 극한 대치로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을 타개하고 결자해지로 국민 우려를 불식시킬 일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유 수석부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결자해지로 사보임을 철회한다면 원내대표 불신임 문제는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며 "패스트트랙은 해당 특위 위원의 소신과 양심에 맡겨 처리하고, 당 의원들은 그 결과에 승복하면서 당의 민주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당초 바른정당계에서 원내대표 불신임 추진 주장까지 나온 것을 보면 예상보다 결의 수준이 높지는 않았다. 바른정당계 좌장 유승민 의원은 그 배경과 관련해 "제가 오후에 김 원내대표와 두 번 전화 통화를 했다"며 "이런 의견을 김 원내대표에게 말했고, 김 대표가 이제 이런 제안의 취지는 잘 이해했고 '주변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자신이 김 원내대표에게 "국회 대치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 오래 끄는 건 좋지 않다. 그래서 고민하시되 최대한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며 "김 원내대표만 결정하면 국회 전체 정치가 처한 상황이 그 결단으로 해결된다.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부연했다.

유승민·유의동 의원의 이같은 발언과 이태규 의원이 "바른미래당의 강제 사보임이 정국 전체의 문제로 확산돼있고 이 부분이 핵심 고리"라고 말한 내용을 종합하면, 이날 의총 참석자들은 '공수처에 기소권 부여 반대' 입장인 오 의원을 사개특위에 복귀시켜 여야 4당 원내대표 합의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방안을 출구로 제시한 셈이다.

이날 의총 참석자는 유승민·유의동·정병국·이혜훈·오신환·하태경·지상욱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안철수계 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9명이었다. 바른미래당 전체 28명의 의원 중 당원권이 정지되거나 당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이를 제외한 의총 참석 대상자는 24명이다. 의총 소집은 재적 의원 1/4의 요구로 할 수 있으나, 의총에서의 의결은 재적 과반이 출석해야 한다. 이혜훈 의원은 "금요일 오후로 잡다 보니 지역구 의원들은 내려가 있어서 참석을 안 했다"고 설명했다.

의총 소집 요구서에는 참석자 9명 외에 바른정당계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을), 안철수계 김삼화·김중로·신용현 의원(비례대표)이 연서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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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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