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하마터면 야반도주…이쯤되면 김학의 게이트"

나경원 "김학의 특검과 드루킹 특검 맞바꾸자"

인천공항에서 출국을 시도해 '야반도주' 논란으로까지 번진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 여야 원내대표가 각각 '진상조사위'와 '맞특검'을 주장하며 정면 충돌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주말에 김 전 차관이 심야 출국을 시도하다 출국장에서 저지당했다. 사실상 야반도주를 하려 한 것"이라며 "진상조사를 위해 당내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베트남 방문차 출국한 이해찬 대표를 대신해 당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하마터면 핵심 피의자가 사라져 또다시 사건이 미궁에 빠질 뻔했다"며 "(김 전 차관이) 피내사자 신분으로 전환된 만큼 신속히 재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김 전 차관의 성폭력 사건 본건과 함께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등 고위층이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초점을 맞추며 "전 정권 청와대가 나서서 수사 방해, 외압에 나섰다는 언론(KBS) 보도가 있었다. 'VIP가 관심 많다, 큰일난다'는 식의 구체적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쯤되면 '김학의 게이트'"라고 언급했다.

홍 원내대표는 "검찰은 더이상 이 사건에 대해 좌고우면하지 말라"며 "검찰의 눈치보기가 6년째 이 권력형 범죄를 은폐해 왔다는 것을 검찰 스스로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검찰을 압박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다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일각에서 특검 도입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그건 아직이다"라며 "일단 검찰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당을 향해서도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을 주기 바란다"며 "당시 법무장관이 사건을 전혀 몰랐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관련이 있든 없든, 책임 있는 자리에서의 증언과 진실 고백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김 전 차관 사건 수사를 철저히 하자는 요구를 '공작정치', '황교안 죽이기'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을 비호하기 급급하다"고 황 대표를 비판하며 "스스로 떳떳하다면 수사를 자청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한국당은 '김학의 특검 받고, 드루킹 특검 재도입'으로 맞불을 놨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민주당이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를 못 믿겠다며 특임검사 등을 하자고 한다"며 "김학의 특검을 제안한다. 그대신 맞바꿔 드루킹 특검도 하자"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본인들 허물을 가리기 위해 황교안 대표 죽이기에 '올인'하는 것"이라며 "여당이 하고 싶은 김학의·장자연 특검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것도 같이 특검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원하는 특검 사안으로 "손혜원·신재민·김태우 등 의혹"과 함께 "이주민 전 서울경찰청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의혹"을 꼽았다.

나 원내대표는 "김학의 특검보다 국민들이 더 궁금해하는 것은 드루킹 특검"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이같은 제안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해, 황 대표와도 의견 조율이 이뤄진 사안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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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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