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경주 문무대왕면 산불, 송전탑이 원인?

소방청, 국가동원령 발령…경주 양남면, 포항 죽장면, 양주 호명산 산불은 진화수순

소방청이 경주 문무대왕면 산불 진화를 위해 2차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동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인근 송전탑에서 발생한 스파크가 발화 원인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방청은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 진압을 위해 8일 오후 3시 30분경 2차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앞서 소방청은 이날 오전 11시 33분경 1차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으나, 강풍과 건조한 기상 여건으로 산불이 확대돼 추가 대응에 나섰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을 기준으로 문무대왕면 산불 진화율은 85%, 산불영향구역은 53헥타르다. 한때 60%까지 갔던 진화율은 순간최대풍속 21.6미터/초의 강풍으로 인해 불길이 되살아나면서 23%로 급락하기도 했다.

산림 당국은 산불이 발생한 곳에서부터 직선거리 8킬로미터 내외에 세계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현장에는 서북서풍이 불고 있어 산불이 현재까지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국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접 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 등 10개소에 109명이 대피했다. 현재는 41명만 남고 나머지는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부터 이어진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산불은 전날 오후 9시 40분 소방 당국에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청은 산불 확산에 대비해 같은 날 오후 10시 11분 소방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하지만 기상 여건 악화로 산불이 확대되자 소방은 8일 오전 11시 33분 국가소방동원령 1차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3시 30분에 2차 동원령을 추가로 발령했다.

현장에는 대구·대전·울산·강원·충남 등 5개 시도의 119특수대응단 5대, 25명이 긴급 투입돼 산불 확산 저지와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또한 소방 당국은 부산·대구·울산·경남·창원 등 인근 5개 시도의 산불전문진화차 5대, 소방펌프차 20대, 물탱크차 10대를 추가 지원 출동시켜 지상 진화 역량을 대폭 보강했다.

대규모 산불이 벌어진 원인을 두고 인근 주민들은 송전탑에서 발생한 스파크를 지목하고 있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문무대왕면 산불과 관련해 인근 주민이 "송전탑에서 '펑'하는 소리가 난 뒤 송전탑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화 지점인 문무대왕면 입천리 마을 바로 위에 설치된 송전탑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주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불이 발생하자마자 현장에서 만난 입천리 마을의 한 어르신으로부터 '송전탑에서 큰소리가 난 뒤 불이 나는 것을 봤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며 "'펑 소리가 나서 밖으로 나와 보니 불이 송전탑에 붙어 있었다'는 진술이었다"고 말했다.

▲8일 오전 5시 30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지동리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 당국은 헬기 9대 등 장비 30대와 인력 105명을 투입해 오전 7시 53분께 주불을 진화했다. ⓒ연합뉴스

한편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나, 다행히 문무대왕면 이외 대부분 지역은 조기에 진화 수순을 밟고 있다. 산림당국은 8일 오전 경북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에서 발생한 화선 0.92킬로미터 규모 산불의 주불을 12시간여만에 진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5시 30분경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지동리 일대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헬기 9대 등 장비 30대와 인력 105명을 투입해 오전 7시 53분경 주불을 진화했다.

오후 2시 44분경에는 경기 양주시 어둔동 호명산에서 불이 났지만 약 1시간 만에 주불이 잡혔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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