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중단 1년 기장해수담수화, 결국 먹는 물 공급 포기

100% 공업용수 공급 계획, 높은 가격과 운영비는 여전히 문제

지난해 1월 유지관리비용 문제로 두산중공업 인력이 철수하면서 가동이 중단된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화 시설이 수돗물 공급을 접고 100% 공업용수 공급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

부산시는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되는 물을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내용을 담아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두산중공업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화 시설. ⓒ부산시

협약의 내용으로는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되는 하루 4만5000t의 물을 고리원자력발전소 냉각수로 1만t, 울산 온산공단을 비롯한 원전 주변 지역 산업시설에 공업용수로 공급하기로 했다.

애초 해수담수화 시설은 지난 2015년부터 기장군 정관읍·장안읍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고리원전과 거리가 11km밖에 되지 않아 방사능 물질이 함유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수돗물 공급은 중단된 상황이었다.

게다가 지난해 1월에는 유지관리는 담당하고 있던 두산중공업이 비용 문제로 인력을 철수하면서 해수담수화 시설이 전면 가동 중단되면서 2000억원이 투입된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협약으로 해수담수화 시설이 재가동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으나 기존 공장에서 사용하는 상수도 공업용수보다 해수담수화 시설의 용수가 비싸다는 문제와 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광역상수도망 건설, 시설 운영비 등에 대한 부담 기준을 정하는 것은 관계 기관들의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만들어진 용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하지 않고 맞춤형 산업용수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생산된 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등을 통해 물에 대한 안전성은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그러나 시민들의 정서적 불안, 심리적 기대 등까지 종합적으로 생각해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한 결코 생활용수로 쓰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가격의 문제는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만들어진 물은 단순 공업용수가 아닌 고퀄리티의 '맞춤형 산업용수'로 제공될 것이다. 이는 단순 공업용수에 비해 6, 7배 이르는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다"며 "울산 온산산업공단 등 기장 일대에 공급처를 최대한 확대해 생산 용량을 높일 것이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한 "무엇보다 해수담수화 시설은 미래의 블루오션 산업이다. 부산시는 현재 건설되어 있는 시설을 중심으로 종합적 연구클러스터를 조성해 미래산업의 기반을 구축할 것이다"며 "최종 실무협의를 거쳐 조만간 환경부, 수자원 공사, 두산그룹과 협약을 맺고 실무 TF를 구성해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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