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에 미국 정부 '태클'

한미 논의 보류, 기업인들 1월 방북 계획 차질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시설 점검 차 신청한 개성공단 방문에 미국 정부가 난색을 보여 한미 간 구체적인 논의가 보류됐다.

정부는 17일 진행된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문제를 언급했으나 이에 대해 미국이"화상회의가 중간 형태의 회의이기 때문에 거론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워킹그룹 회의는 지난 11월 20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서 대면 회의 형식으로 시작된 이후 대면 회의와 화상 회의를 번갈아 가면서 진행해왔다. 따라서 미국의 이같은 입장은 기업인 방북에 대해서는 추후 대면 회의에서 논의하자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

이날 회의에서 독감(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대북 지원 문제와 이산가족 화상 상봉 문제 등에 대해 관련 논의가 있었던 만큼, 화상 회의가 중간적 성격의 회의이기 때문에 기업인들의 방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미국의 입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인들의 방북이 대북 제재에 저촉되는 사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같은 입장을 보이면서, 개성공단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 미국이 상당히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이달 말에 개성에 방문하려던 기업인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화상 회의에서 밝힌 입장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한미 양측이 대면 회의를 통해 기업인들의 방북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기존 워킹그룹 회의 날짜를 고려했을 때 이달 말이 되기 전에 또 다시 대면 회의를 진행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기업인들은 지난 16일에 공단을 방문하겠다고 신청했지만, 통일부는 이 신청 기한을 25일까지로 연장 조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주 북미 간 (고위급) 협상이 있으니 관련 동향을 보면서 기업인들과 일정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화상회의에서 거론됐던 타미플루 지원과 관련, 이 당국자는 "타미플루 지원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며 "마무리 조율해서 다음주 초 정도에 북한에 전달될 수 있도록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산가족들의 화상 상봉에 대해서는 "관련 논의가 있었으나 미국 연방정부가 현재 '셧다운' 상황이기 때문에 검토에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화상 상봉에 대해 "연말부터 (미국과) 계속 논의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것들이 시간이 좀 소요되는 측면이 있다. 불확실성도 있다"며 "조율을 하면서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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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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