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는 숫자를 좋아해

[최재천의 책갈피] <1% 부의 비밀>

공장에서 어떤 종업원이 앤드류 카네기가 오는 것을 보고 한마디 했다. “빌어먹을 경리가 또 오는군.”

존 D. 록펠러의 첫 번째 직업은 경리였다. “나(록펠러)로서는 유쾌한 일이지만, 숫자는 업무의 방법과 체계 그 자체다.”

세계 최고의 부자들은 수학을 좋아했다. 여기서의 수학은 이론 수학이 아니다. 기본적인 숫자놀음, 회계, 부기, 대차대조표를 말한다. 빌 게이츠나 J. P. 모건은 어문법에는 서툴렀다. 그러나 숫자 언어만큼은 유창했다.

<1% 부의 비밀>은 슈퍼리치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 사용한 ‘전략’을 소개한다. 세계적인 리서치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학자가 억만장자들의 비밀을 파헤쳤다. 그래서 슈퍼리치들의 인간적 특징은 주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서 슈퍼리치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네 가지 인격적 특징을 정리하는데, 제법 흥미롭다. 숫자 사랑, 이들의 첫 번째 특징이다.

둘째는 그들이 돈을 무척 사랑했으며, 돈을 벌겠다는 열망을 어렸을 때부터 드러냈다는 점. 빌 게이츠는 학교 다닐 때부터 스무 살 때까지 100만 달러를 벌겠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록펠러도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맹세를 했다.

셋째는 초기에 손잡았던 사업 파트너를 기필코 쫓아내고 마는 투지다. 존 D. 록펠러는 정유공장을 시작할 때 손잡았던 사업 파트너 중 한 명을 쫓아낸 다음 또 다른 파트너인 클라크 형제를 몰아낼 궁리를 했다. 그는 형제를 부추겨 회사를 경매에 부치게 하고, 비자금을 동원하여 사업을 독차지했다.

네 번째 특징은 냉혹함. 이 책에서 소개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섬뜩할 정도로 비정하다. 부의 비밀은 승자가 오로지 한 명뿐인 시장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런 길을 가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무자비해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것.

이번에는 책의 본래의 주제다. 슈퍼리치들은 어떤 비법을 가지고 있을까. 7가지로 정리했다. 1. 최고가 되려 하지 마라. 유일한 존재가 돼라. 2.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라. 3. 아무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곳으로 가라. 4. 망할 걱정 없는 기관에서 돈을 빌려라. 5. 남이 뺏을 수 없는 재산을 소유하고 또 소유하라. 6. 법을 나에게 득이 되도록 교묘하게 활용하라. 7. 네트워크에 사활을 걸어라.

건강한 장수에의 꿈, 부자가 되는 꿈은 인간의 공통적 소망일 것이다. 가장 보편적 주제라지만 여전히 사람은 가난하기에 또 부자학을 찾게 된다.

▲ <1% 부의 비밀>(샘 윌킨 지음, 이경남 옮김) ⓒ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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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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