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건국자, 시몬 페레스

[최재천의 책갈피]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

"네 아버지(시몬 페레스)는 바람과 같단다. 그 누구도 그를 멈추거나 저지할 수는 없을 거야."

시몬 페레스는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이었다. 장관으로 10번, 총리로 3번, 대통령으로 1번 재임했다. 팔레스타인과의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오슬로협정을 맺은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페레스에게 벤처 창업자가 물었다. "수년에 걸쳐 혁신해오면서 얻으신 교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복잡한 질문이로군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탄생하고 유대인들은 드디어 자신들의 땅을 자신들의 손으로 경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근육보다 머리에 더 많이 의존했다는 사실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 속에 숨겨진 보물들이 땅에서 찾을 수 있는 어떠한 것보다 훨씬 더 값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984년 총리로 취임했을 때, 이스라엘의 연간 인플레이션 증가율은 무려 400%. 구조조정이 필요했다. 반대는 격렬했다. 페레스는 예산삭감에 대해 반대 의견이 있다면 아무리 길고 악의에 찬 발언이라도 기회를 부여했다. 회의는 자정을 넘어 다음 날 이른 아침까지 계속되었다. 몇몇 장관들은 탈진할 것 같다고 불평했다. "이스라엘의 장관은 잠을 자면 안 됩니다. 장관의 임무는 깨어 있는 것입니다."

2007년 7월, 페레스는 83세의 나이로 이스라엘의 9번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저녁에 축하파티가 열렸다. 일면식도 없는 한 젊은 청년이 질문을 던졌다. 뻔뻔하면서도 당돌한 이스라엘식 솔직함, 후츠파(chutzpah) 정신이 묻어 있는 질문이었다. "대통령님, 대단히 죄송하지만 오랜 세월 공직에서 활동하셨고 연세도 있으신데, 왜 아직도 일을 계속하시는 겁니까?"

"내가 왜 나라에 봉사하느냐고? 아마도 난, 봉사 이외의 다른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네." 사실이었다. 페레스가 기억하는 한 시오니즘은 그의 정체성의 중심이었고, 그는 오로지 시오니즘의 성공을 위해 봉사했다.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인 역자 윤종록이 8년 전 페레스를 직접 만났을 때, 한국 젊은이들에게 전해달라고 한 말이 있다. "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3가지를 상상하라고 주문한다네. 그 첫째가 깊은 바다요, 둘째는 높은 우주, 셋째는 심오한 생명이라오!"

덧붙이고 싶은, 페레스의 정치적 스승이자 초대 이스라엘 총리였던 벤구리온의 말. "이스라엘에서는 현실주의자가 되려면, 기적을 믿어야 한다."

▲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시몬 페레스 지음, 윤종록 옮김)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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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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