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를 향한 돌팔매질, 타당한가?

학교 비정규직은 편한 일 하며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들?

인사 청문회를 앞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때 아닌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의원인 유은혜 후보자가 2016년 발의한 '교육공무원법'이 발단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자는 내용이 핵심인 이 법안에 교사들과 교사 지망생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었다.

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밝힌 한 청원자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유은혜 의원의 교육부 장관 후보 지명 철회해 주세요'라는 국민 청원에는 3일 기준으로 4만8680명이 서명했다. 이 청원자는 유은혜 의원이 2016년 11월 대표 발의했던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안'을 문제 삼았다.

이 법안은 학교 급식 조리사, 학교 도서관 사서, 돌봄전담사, 특수교육 보조원, 비정규직 교사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기존 정규직 노동자와 다른 별도의 새로운 직제를 신설하고, 새로운 호봉표를 적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즉, '비정규직의 중규직화법'이다.

2016년 당시 정규직 교사들이 반발한 조항은 '사용자는 교육공무직원 중에서 교사의 자격을 갖춘 직원은 관계 법령을 준수해 교사로 채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부칙 제2조 제4항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 조항이 정규직 교사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대했다.

이에 유은혜 의원은 2016년 12월 16일 "부칙 조항이 교원 특별 채용으로 오해를 일으킬 수 있고 예비 교사들에게 상실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깊이 동감한다"며 "법안 수정시 해당 조항을 삭제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이 부칙은 삭제됐다.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의원이 해당 부칙을 삭제한다고 밝힌 이후에도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자는 이 법안이 "비정규직 신분을 안정시키고, 공무원으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되, 노동자로서의 이익은 최대한 추구하는 법"이라며 "적당히 편한 일을 하면서 비정규직이라는 자리를 선택한 사람들이 진정 사회적 약자이고 소외 계층인가요?"라고 반문했다. 여전히 '임용고시를 본 정규직과의 형평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사실과는 다르다. 이 법안 3조는 "교육공무직은 교원 또는 공무원이 아닌 사람"으로 명시했기에 정규직 교사와는 신분이 다른 '중규직'이다. 그럼에도 일부 교사 지망생은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국가 예산이 쓰이면, 정규직 교사 고용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것으로도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유은혜 의원은 발의한 지 2주일 만인 2016년 12월 17일 법안을 자진 철회했다.

과거 법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은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정부 정책에 반대해 온 일부 보수 언론들이 정규직 교사들과의 형평성 논란에 대한 오해를 부추기며 확산된 측면이 강하다.

반발이 격해지자 유은혜 후보자는 학교 비정규직 차별 문제에 한 발 물러서며 교육계 달래기에 나섰다. 유 후보자는 3일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2016년 발의한 교육공무직법은 당시 14만 명에 달한 학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학교 비정규직 문제가 해소되는 상황이라 다시 발의할 이유가 없어진 법으로,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해당 법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교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육공무직'이라는 별도의 직제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라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 2016년도에 이미 철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자가 교육 현장을 잘 모른다는 교사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6년간 활동하며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고 정책 대안을 만들었다"며 "현장을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현장을 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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