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립의무 위반' 이진숙 감사요구안, 국회 통과

민주당 "기다렸다는 듯 심각한 언행 일삼아" vs. 국민의힘 "李 사법리스크 방지 노림수"

탄핵 심판 중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정치적 발언을 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공무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의혹 등에 대한 감사원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재적 의원 289인 중 찬성 191표, 반대 98표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표결 전 토론에서 "국민 혈세를 받는 공직자라면 공직자답게 처신해야 되는데 이 위원장은 마치 직무정지를 기다렸다는 듯 심각한 언행을 일삼고 있다"며 "공적 책임감은커녕 최소한의 법적 의무감마저 저버렸다. 이 위원장에 대한 감사를 강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유튜브 방송에선 '노영방송'을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노영민국'이 된다. '노영민국은 대한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반대 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지난 6월 개원한 이후 대한민국은 '이진숙'과 '방통위'에 관한 이야기만 듣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국회인가"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노림수인가. 연기를 아무리 피워 본질을 숨기려 해도 박혀 있는 쇠말뚝의 본질은 바꿀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에 대한 감사요구안은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제안한 안건이다. 최 의원은 이 위원장이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나 좌파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라고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 9월 보수 유튜브 채널에 잇달아 출연해 "저는 가짜 좌파들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담론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거나 "김건희 여사 같은 경우도 어떻든 '조금만 약점이 있으면 한 사람만 들고 팬다'는 그런 얘기가 있지 않나. 어떻든 그(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소재로 제물로 삼아 가지고, 그걸 계기로 해가지고 무기로 삼아서, 이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그런 소재로 삼지 않나 싶다"는 등의 정치적 발언을 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야권 현수막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여러 장 첨부한 뒤 기도문 형식으로 "'가짜뉴스'에 속지 않게 하소서. 대한민국이 전체주의적 포퓰리즘에 넘어가지 않게 하소서"라고 남긴 바 있다.

요구안에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10.16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에 자신의 지도교수인 백선기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위촉한 과정에 대해서도 감사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백 교수는 여성 혐오 및 정치적 편향성으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탄핵심사 1회 변론 참석을 위해 11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법정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한편, 지난 12일 열린 이 위원장 탄핵 심판 첫 변론 기일에서 국회 측은 "재적 위원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방통위원 2명만으로 안건을 의결하는 것은 불법 의결, 불법 행위"라며 탄핵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이 위원장은 '2인 체제' 위법성에 대해 "임기가 12일 앞으로 다가온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를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며 "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서 제 직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탄핵 심판 2차 변론기일은 다음 달 3일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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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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