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나갔던 우리 죽을 뻔!

군인권센터 "기무사 문건은 친위쿠데타 계획...6일 촛불집회 열 것"

'박근혜 탄핵 촛불 시위 무력 진압 계획' 전모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공개된 기무사 문건에 따르면, 군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는 즉시 위수령을 발동해 국가를 전복하고, 이를 계엄령을 통한 친위쿠데타 빌미로 삼으려 했다. 1980년 광주에 이어 다시금 군이 총칼로 시민을 짓밟으려 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친위쿠데타는 육사 출신 군 핵심 장성이 주도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총 14개 군부대를 동원해 전국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그려놓았다.

군인권센터는 6일 오후 7시,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긴급 촛불문화제를 열어 군과 기무사를 규탄키로 했다.

앞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국군기무사령부의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을 공개해 군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시위 진압을 위해 전국에 군 병력을 투입하려 한 계획을 폭로했다. (☞관련기사 : 국민 상대로 '광화문 대첩' 준비한 박근혜 군대)

이와 관련, 군인권센터는 6일 해당 문건을 분석해 촛불시민을 무력진압하려 한 군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관련자를 모두 내란음모죄 용의자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촛불집회 빌미로 다시금 군홧발로 국토 지배 고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촛불집회 당시 군은 초기 위수령을 발령해 시민을 무력진압한 후, 이를 빌미로 전국 비상계엄 체제를 만들려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문건은 '국민의 계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려, 초기에는 위수령을 발령하여 대응하고 상황 악화 시 계엄 시행을 검토'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군이 위수령을 계엄으로 가는 중간다리로 삼겠다는 밑그림을 그린 셈이다.

기무사 문건은 지난 3월 군인권센터가 폭로한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문건이 지적한 위수령, 계엄령 발동에 따르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까지 포함하고 있다. (☞관련기사 : "박근혜 탄핵 때 촛불 무력진압 검토했다")

법무관리관실 문건이 공개될 당시, 군은 계엄 의도는 없었으며 위수령 발동 가능성을 고려만 했다는 식의 해명을 한 바 있다. 하지만 군은 시민을 총칼로 짓밟고, 다시금 쿠데타로 나라를 장악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두 문건(법무관리관실 문건, 기무사 문건)이 상호 보완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군 내 비선이 계엄 준비

군의 계엄령 준비가 정상적인 지휘계통을 따르지 않았고 비선을 통해 논의되었다는 추정도 가능해 보인다.

법무관리관실 문건은 '병력 출동 승인권자는 합참의장'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무사 문건은 '육군참모총장 승인으로 병력 출동 선 조치 후 장관, 합참의장에게 보고'로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사후 불법 책임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기무사 문건은 '위수령과 계엄령은 현행법으로, 군의 불법 책임이 없다'고 정리했다.

법무관리관실 문건은 '병력 출동 시 지자체장 요청이 필요'하다는 한계를 적시했지만, 기무사 문건은 '위수령 시 지자체장 요청이 없으면 법령에 따라 군 주요시설(청와대 등)만 방호하고, 이후 시설 외곽 경계선을 확대해 사실상 병력 출동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위수령 위헌 시비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무사 문건은 '국회가 위수령 무효 법안을 제정하여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후, 위수령을 일정 기간(2개월 이상) 유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기무사가 구체적으로 군의 시민 진압 장애 요인 회피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계엄령을 통해 권력을 쥐려는 군 내 비선이 있었음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군인권센터는 비판했다.

기무사 문건 작성자는 기무사 참모장이자 기무사 개혁TF 위원인 소강원 소장(문건 작성 당시 기무사 1처장)이다.

군인권센터는 "본래 계엄령 주무부서는 합동참모본부로, 기무사는 계엄령 선포와 아무 관련 없는 곳"이라며 "그런데 기무사 문건을 보면, 기무사가 계엄령 선포의 근거와 절차를 기획했고, 계엄사령부 직제를 편성했으며, 작전에 필요한 병력 동원, 배치 계획도 세웠고, 실행 준비까지 맡았다. 이는 명백한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군인권센터는 "계엄령 검토와 준비가 정상적인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군 내 비선으로 이뤄졌"고 "주무부서인 합동참모본부는 사실상 논의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군 지휘계통 상 독립전투여단급 이상의 부대 이동 권한은 합참의장이 갖고 있고, 국방부 장관의 승인도 필요하다. 그런데 기무사는 이 같은 절차를 모두 무시할 수 있는 '꼼수'로 국가를 계엄체제로 만들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군 내 비선이 관여했다는 의구심을 버리기 어려운 대목이다.

기무사 문건 작성 당시 합참의장은 비 육사 출신의 이순진 대장(3사 14기)이다. 반면, 문건상 계획 수립과 병력 동원에 관계된 이는 전부 육사 출신이다.

군 목표는 '친위쿠데타'... 위수령 후 2개월 내 국가 장악 목표

이처럼 군이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꼼수까지 써가며 합참의장을 배제하고자 한 이유는, 계엄령의 목표가 '친위쿠데타'였기 때문이라는 게 군인권센터의 지적이다.

군인권센터는 "쿠데타 취지에 동의하고,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믿을만한 사람'들로 계엄령을 준비하다 보니, 해군, 공군, 해병대는 물론, 육군 내 비 육사 출신도 배제한 것"이라며 "국가 법령 체계를 무시하고 임의로 무력을 동원하려 한 것으로, 이것이 바로 '쿠데타'"라고 강조했다.

기무사 문건에서 핵심은 위수령 발령, 그리고 발령 후 2개월 간 위수령 유지 부분이다. 군이 위수령 발령 2개월 만에 국가를 장악하는 시간표가 적시된 것이라고 군인권센터는 분석했다.

기무사 문건은 위수령 발령 후 국회의 위법 여부 공세를 '대통령 거부권'으로 해결하고, 2개월 간 위수령을 유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즉, 이 전략에서 대통령과 군은 한 몸이 된다. 군인권센터가 해당 내용을 '친위쿠데타'로 명기한 이유다. 2개월의 시간 후, 계엄령이 선포되면 국가는 마비되고 군이 전권을 장악하게 된다.

군인권센터는 "(기무사 문건에는) 국회 반발에 대한 대응 계획도 구체적으로 적시됐고, 정치인과 주요 인사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었다"며 "탄핵 기각 이후 진보(종북) 특정 인사를 사법처리하고, 방통위를 동원해 이들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폐쇄하는 방안까지 적시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무사 문건에는 군이 정부와 언론을 접수하는 계획도 정리되었다. 당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던 군의 해명과 달리, 군 내 비선이 이미 국가를 구체적으로 전복하는 계획을 세밀히 준비해 둔 게 촛불집회 당시 현실이었다.

ⓒ군인권센터 제공

육군 14개 여·사단, 계엄군으로 동원 계획

기무사 문건에서 가장 섬찟한 부분은 계엄군으로 동원할 부대와 병력의 규모, 동원 부대의 배치 계획까지 이미 세밀히 정리되었다는 점이다.

기무사 문건에 따르면 모든 계엄군은 육군에서 차출되며, 계엄군 규모는 총 14개 여·사단이다.

문건에 따르면, 계엄령 발동 시 서울로는 20기계화보병사단, 30기계화보병사단, 1공수특전여단 등 3개 부대가 각각 양평, 고양, 서울에서 출동한다. 경기도는 2기갑여단, 5기갑여단, 9공수특전여단이 장악한다. 8기계화보병사단과 13공수특전여단이 충청도를 장악하고, 11기계화보병사단과 3공수특전여단은 강원도를 장악한다. 26기계화보병사단과 11공수특전여단은 전라도를, 수도기계화보병사단과 7공수특전여단은 경상도를 장악한다.

중무장한 기계화 부대가 동원되고, 각 지역마다 특전사 공수부대도 하나씩 배치된다. 탱크와 장갑차 화력으로 주요 시설을 장악하고, 공수부대로 시민을 진압한다는 계획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가 시민을 학살한 정황과 일치한다.

군인권센터는 "계엄군 동원 계획에 적시된 부대 위치는 포천, 연천, 양주, 파주, 고양, 양평, 가평, 홍천 등 하나같이 전방부대로, 서울의 길목을 지키는 곳"이라며 "군이 북한의 도발로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정작 수도 서울을 지킬 부대를 모두 후방으로 빼 시민 학살과 국가 전복에 동원하려 한 것으로, 내란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기무사 문건을 '내란음모'로 규정, 해당 문건에 가담한 책임자를 모두 고발키로 했다. 보도자료에 명시된 이름은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육사 28기)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육사 31기)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육사 38기, 문건 보고자) △장준규 전 육군참모총장(육사 36기, 문건상 계엄사령관 내정) △구홍모 전 수도방위사령관(육사 40기, 현 육군참모차장) △조종설 전 특전사령관(육사 41기) 등이다.

군인권센터는 "특히 문건 생산에 관여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작성자인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은 즉시 긴급체포해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이들은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위치의 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쿠데타 계획을 수립한 소강원 참모장을 기무사 개혁TF에서 배제해야 한다고도 군인권센터는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기무사의 해체에 가까운 개혁이 시급함이 입증됐다"며 "세월호 유가족 사찰, 정치 개입, 여론 조작, 댓글 조작 관여 등을 저지른 기무사가 음지에서 국가 전복 계획까지 세웠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내란 음모 세력에 대한 즉각 수사, 엄정 처벌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6일 오후 7시,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개최할 것"이라며 "촛불혁명을 군홧발로 짓밟으려 한 이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군인권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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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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