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지역 축제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행사장 내 식사할 테이블과 의자가 부족해 방문객들이 길바닥이나 화단에 쪼그려 앉아 음식을 먹어야 했던 다소 불편한 축제에 비난이 아닌 폭발적인 응원과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화제의 중심에 선 행사는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에서 열린 '2026군산짬뽕페스티벌'이다.
일부 언론은 식사 공간 부족 등 운영상의 한계를 꼬집었으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오히려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은 진짜 축제"라며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군산짬뽕페스티벌의 총예산은 1억 5800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상하수도, 전기, 가스 등 조리를 위한 필수 기반 시설을 설치하는 데에만 예산의 3분의 2가량인 1억 원이 투입됐다. 그 결과 사흘간 약 8만 명의 방문객이 몰리면서 편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미식관광계장은 "메인 무대와 행사장 인근 도로에 대해 사전 점용허가를 받은 뒤 관광객들의 취식을 위한 테이블 1000여 개를 깔아 뒀으나, 식사 시간에 한꺼번에 몰린 관광객들을 수용하기에는 좌석이 태부족해 도로변이나 공터에 앉아 식사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확인됐다"며 "한정된 예산에서 행사를 치르다 보니 추가로 테이블을 마련하지 못해 불편을 드려 매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 예산의 대부분이 음식부스에서 사용할 가스설치와 상수도연결, 음향, 부스와 무대 장치 등에 사용됐다"면서 "특히 행사장과 인접한 바다에 혹시라도 오수가 유입될 상황에 대비해 매우 세심하게 오수관을 연결하는데 신경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한정된 지자체 예산으로 여러 행사를 하다 보니 피치 못할 사정이 있게 된다"면서 "내년에는 가용한 범위 내에서 행사 준비에 최선을 다해 더 큰 불편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주최 측의 열악한 사정에도 "적은 예산으로 필수 시설을 해결하고 행사를 치러냈다는 건 주최 측이 헌신한 결과"라며, 화려한 외형보다는 예산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한 축제의 진정성에 박수를 보냈다.
반면, 수백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각종 부실 논란에 휩싸인 타 지자체의 대규모 행사들은 이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최근 모 지자체가 추진 중인 대규모 국제 행사는 당초 승인 당시보다 예산이 3배가량 늘어나 무려 700억 원대가 투입됐으나, 사업변경 승인 절차 위반 논란과 더불어 조잡한 시설, 바가지요금 의혹 등이 겹치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급증한 사업비의 행방과 위법적 예산 집행 여부를 철저히 밝혀달라며 수천 명의 시민이 서명한 국민감사청구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러한 '저비용 고효율' 축제와 '고비용 저효율' 행사의 뚜렷한 대비는 최근 열린 다른 행사들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경북 김천에서 열린 '김천자두·포도축제'와 연계된 '김천김밥축제' 역시 1억 원 남짓의 적은 예산으로 10만 명에 가까운 인파를 동원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예상치 못한 인파로 재료가 조기 소진되는 등 운영상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바가지요금 없는 합리적인 가격 정책과 지역 상권을 살린 참신한 기획력으로 방문객들의 극찬을 받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매년 수십억 원을 쓰고도 고질적인 바가지요금과 부실한 콘텐츠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일부 지자체 축제들은 여전히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산시의회의 한 의원은 "행사 본연의 콘텐츠에 집중한 축제가 대중의 더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을 이번 우리지역의 행사를 통해서 여실히 실감하게 됐다"면서 "내년 행사에도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집행부와 함께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역의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군산짬뽕페스티벌은 지역 축제의 성공 여부가 투입되는 예산의 규모에 비례하지 않음을 뚜렷하게 보여준 성공적 사례"라고치켜 세우며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화려하고 번지르르한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다소의 불편함이 따르더라도 한정된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하고 지역 상권과의 상생하려는 지자체의 축제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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